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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비웃음을 당하다

내막을 꿰뚫어 본 권하윤은 박 대표를 동정의 눈길로 바라봤다.

하지만 박 대표가 권하윤을 보는 눈에는 그저 싸늘함만 가득했다.

그렇게 모두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민도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애써 진지한 모습을 유지하려는 권하윤을 끌어안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두 시간이 남았으니까 휴게실에서 좀 자 둬.”

권하윤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뒤에서 자기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그만 말하라는 듯 민도준의 손을 주물렀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 뜻을 오해한 듯 되물었다.

“왜 주무르고 그래? 같이 자달라고?”

물론 높은 말소리가 아니었지만 약 1평 정도 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듣지 못하기도 어려웠다.

그제야 자기가 대답하지 않으면 민도준이 더 심하게 행동할 거라는 걸 알아차린 권하윤은 이를 악물며 낮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 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사이 박 대표가 갑자기 직원들과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참 웃긴 일이 있었는데 우리 집 가사도우미가 글쎄 자기도 여기 좀 구경와 보고 싶다는 거 있지.”

그 말에서 숨은 뜻을 바로 캐치한 한 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그러게 말이. 그래서 내가 그랬거든, 여긴 과학기술 변화를 목격하는 자리 인자라 수많은 업계의 선두 주자들이 참석하고 다양한 매체들이 참석하기에 관계없는 사람은 얼굴도 내밀면 안 된다고.”

이윽고 박 대표는 권하윤을 힐끗거리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신분 차이가 나는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이런 자리에 참석했다가 주인 체면까지 깎아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맞습니다.”

직원은 박 대표의 말에 얼른 맞장구쳤다.

비꼬는 말에는 권하윤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지만 모두 권하윤을 겨냥하는 거였다.

하지만 박 대표가 이렇게까지 권하윤을 겨냥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민도준은 요즘 재벌가 여식들이라면 누구나 다 넘보는 남편감이다. 그건 민도준의 신분뿐만 아니라 현재 가장 선진적인 칩 기술 특허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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