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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간이고 쓸개고 빼주다

“아니야! 이시윤이야. 내 약혼녀는 이시윤이었어!”

민승현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시윤은 머나먼 해원에 있는데 대체 어떻게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건지?

그때 진소혜마저 끼어들었다.

“이봐요. 헛소리 좀 그만할래요? 그쪽 약혼녀는 권씨 가문 넷째예요. 이 사람은 제 새언니라고요. 남의 여자 함부로 뺏지 마요!”

“닥쳐! 네가 뭘 알아? 당신들이 뭘 알아?”

충격을 받은 민승현은 결국 손을 뻗어 권하윤을 잡으려 했다.

“거짓말이지? 거짓말하는 거지?”

하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민도준의 발에 걷어차여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어 하마터면 무대 끝으로 떨어질 뻔했다.

“미안해. 조건반사적으로 나온 거야.”

민도준은 씩 웃으며 경호원들을 향해 말했다.

“뭣들 해? 당장 다섯째 도련님 모셔가서 휴식하게 하지 않고.”

민승현은 끌려 나가몃서까지 미친 사람처럼 마구 소리쳤다.

“아니야. 아니라고! 내 약혼녀는 이시윤이야! 당신들 다 거짓말하는 거야!”

민승현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오늘 벌어졌던 해프닝도 막바지에 일어섰다.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다 보니 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계속 구경하고 있어야 할지 아니면 발표회를 계속할지 아니면 그대로 흩어져야 할지, 누구 하나 먼저 결정하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이 조마조마하게 앉아 있을 때 민도준이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구경거리도 없어졌으니 발표회를 계속합시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현장 직원이 눈치껏 나타나 테이블보를 새것으로 바꾸고는 손님들을 다시 자리에 안내했다.

권하윤마저 슬그머니 직원들의 뒤를 따라 무대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갓 두 걸음 정도 내디뎠을 때 손목이 덥석 잡혔고 고개를 돌리자마자 민도준의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

민도준의 무서운 눈빛에 놀란 권하윤은 겁에 질려 이내 입을 다물었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민도준에게 끌려 총총걸음으로 뒤따랐다.

연회장을 나오자 권하윤은 더 이상 민도준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 그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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