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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다른 여자

열심히 짐을 싸고 있던 권하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몸이 기우뚱해지면서 그대로 캐리어 안으로 넘어졌다.

이에 고개를 홱 돌린 채 토라진 고양이처럼 발톱을 세웠다.

“왜요?”

하지만 말을 내뱉자마자 부드러운 모습으로 상대를 감동하게 하겠다던 계획을 떠올리자 이내 말투를 누그러뜨렸다.

“도운도 안 주면서 왜 방해하고 그래요.”

민도준은 몇 초 사이 바로 태도를 바꾸는 하윤의 모습이 재밌어 피식 웃고는 하윤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됐어. 거기 가서 모자란 게 있으면 사람을 시켜 사 오게 하면 그만이야.”

“그런데 남이 준 게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해요?”

하윤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를 인식한 듯 눈을 번쩍 들었다.

“잠깐만. 도준 씨 강원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설마 거기 옛 애인이 있다거나 그런 거예요?”

누그러든 척하다가 곧바로 다시 본성을 드러내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한쪽 입꼬리를 씩 올렸다.

“왜? 그 여자들과 교류라도 해보려고?”

‘여자들? 교류?’

순간 하윤은 가슴이 욱신거렸다.

‘역시 남자는 믿을 게 못 돼. 아까까지만 해도 나한테만 관심이 있다더니 강원 쪽에 애인이 있었던 거네.’

화가 났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자 하윤은 고개를 돌린 채 다시 짐을 싸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자기 옷은 고이 개어 넣고 도준의 옷은 대충대충 뭉텅이 채로 넣어버렸다. 마치 사람한테 풀지 못한 화를 옷에 푸는 것처럼.

전용 비행기에 올라탈 때 하윤은 겨우 부글거리던 마음을 조절했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좌석에서 립스틱을 발견했다.

아까 도준이 강원에 여자를 숨겨놨을 수 있다는 생각하면서 하윤은 질투가 나긴 했지만 어느 정도 믿지 않기도 했는데 이제 립스틱까지 버젓이 나타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고 도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곧 이륙할 텐데 그렇게 뛰어다니다가 넘어져.”

“저 뒤에 가서 앉을래요.”

두 사람이 탄 전용 비행기는 큰 기종이 아니기에 안에 4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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