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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카운트 다운 5일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하윤은 옷을 갈아입었다.

그도 그럴 게, 입고 있던 옷이 뼈마디가 선명한 손에 잡혀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졌기 때문이다.

아마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그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바로 눈치챘을 거다.

두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에이프런에는 이미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하윤이 마치 서치라이트저럼 눈을 번뜩이며 주시하는 가운데 차 문이 열렸고 안에서 사람 한 명이 걸어내렸다.

하지만 그 사람은 하윤이 생각했던 예쁜 여자가 아니라 팔자걸음으로 껄렁하게 걸어오는 문신남이었다.

“이게 누구십니까? 존경하는 우리 민 사장님 아닙니까?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늘 그리웠습니다. 이번에 재가 제대로 대접해 드리죠.”

문신남은 입꼬리를 올리며 도준에게 말을 걸면서 눈은 하윤을 살폈다.

그 시선에 불편해진 하윤은 옷매무새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망신이라도 당하는 건 아닌지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그때문에 단아하고 우아하던 얼굴에 오히려 색다른 분위기가 가미되었고 여전히 발그스름한 눈꼬리까지 더해지자 사람의 넋을 빼앗았다.

그때 손 하나가 한참 넋을 잃고 있던 장욱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뭘 빤히 보고 있어?”

고개를 돌리자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는 도준의 모습이 장욱의 눈에 들어왔다.

그 미소에서 위기감을 느낀 장욱은 얼른 허허 웃으며 분위기를 풀었다.

“신기해서요.”

하지만 하윤이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걸 바로 깨달은 장욱은 하윤에게 감히 무례하게 대할 수 없어 얼른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장욱입니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하윤은 이내 예의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냥…….”

“내 제수씨야.”

도준은 하윤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눈을 둥그렇게 뜬 장욱을 보며 느긋하게 말을 보탰다.

“지금은 나랑 교제 중이고.”

“?”

너무나도 큰 충격에 장욱은 차에 오른 뒤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뒷좌석에 앉은 민도준이 나른한 목소리로 고요함을 깨트렸다.

“네 보스는 어디 갔어?”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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