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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애정

“고개 돌려 봐.”

허스키한 목소리는 평소보다도 더 낮게 들려 보기 드문 온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 말에 불만인 듯 민도준이 했던 말로 대꾸했다.

“도준 씨 얼굴에 해가 떠 있는 것도 아닌데 제가 왜 도준 씨를 봐야 하죠?”

“지는 법이 없네.”

다음 순간 도준은 재잘대는 하윤의 입을 그대로 막아버렸다.

머리가 커다란 손에 잡혀 옴짝달싹 못하는 데다 입술까지 눌리자 하윤은 순간 눈을 둥그렇게 떴다.

눈앞에 먼 산에 걸린 태양보다 더 뜨거운 남자의 눈이 보인 순간 하윤은 앞으로 해돋이를 볼 때마다 도준을 생각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따뜻한 햇빛이 하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제 남은 날은 4일.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운 하윤은 깜빡 잠이 들어 다시 눈을 떴을 때 머리가 어질해 났다.

하지만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듦과 동시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오후 3시였다.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도 못했는데 벌써 반나절이 넘게 지나갔다니.

‘왜 자 버린 거야?’

하윤은 침대에 엎드린 채 속으로 소리쳤다.

밖에서 들어온 도준은 마침 침대에 엎드려 발을 퍼덕이는 하윤을 보고 피식 웃으며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안 답답해?”

하윤은 여전히 팔과 다리를 퍼덕거렸다.

“왜 저 깨우지 않았어요?”

도준은 버둥대는 하윤의 가는 팔을 잡았다.

“밖에 비가 저렇게 많이 오는데 나갔다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려고?”

아니나 다를까 커튼을 걷어 보니 밖은 흐린 날씨 때문에 우중충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방 안에 있은 덕에 비를 맞지는 않았지만 창가에 앉아 고개를 살짝 내밀어 확인하는 사이 하윤은 이미 물에 빠진 생쥐나 다름없어졌다.

그때 도준은 시무룩해하는 하윤의 어깨를 손으로 내리눌렀다.

“밥 먹으러 가자.”

이곳은 도심과 거리가 먼 탓에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것도 불편해 장욱이 사다 줬다.

야채 볶음을 포함한 몇 가지 음식과 삼계탕이 있었는데 음식이 담백하고 신선했다.

하지만 하윤은 많이 먹지 않고 도준을 위해 음식을 집어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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