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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포기해야 하나?

민시영의 말은 권하윤을 바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했다.

민시영이 바로 자기 아버지가 가르쳤던 음악원 학생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윤은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더욱이 낯이 익다는 말에 놀랐던 모습을 떠올리자 시간이 참 빨리 지났다는 게 실감 났다.

하윤은 도준을 힐끗 살피더니 핸드폰을 몰래 다른 손으로 바꾸어 쥐었다. 민시영의 말 때문에 도준과의 만남도 애초부터 짜놓은 시나리오였다는 걸 들킬까 봐.

더욱이 배신했었다는 걸 다시 기억나게 할까 봐…….

그때 마침 담배를 피운 도준이 눈썹을 올리며 하윤을 관찰했다. 그 눈길은 마치 왜 멍때리고 있는지 묻는 것 같았다.

“듣고 있어요??”

갑자기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시영의 목소리에 하윤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네네. 여기 신호가 좀 안 좋네요.”

이 말을 내뱉은 뒤 하윤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본론으로 들어갔다.

“혹시 요즘 잘 지내나요?”

하윤은 상대의 상처를 들추기 싫어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민시영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혹시 그 스캔들 때문에 충격받았을까 봐 그래요?”

시영은 환하게 웃었다.

“사실 오히려 괜찮아요. 사람마다 저를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면서 뒤에서 돕는 모습 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니까. 오늘도 제가 제기한 프로젝트가 만장일치로 통과됐거든요.”

“게다가 제일 좋은 건 매일 저 불러내서 차 한잔 마시자던 귀부인들이 사라지니까 귓가가 조용하고 편해요. 매번 곤란했거든요. 안 가면 합작 건에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고, 가면 그 귀부인들이 저한테 짝을 소개해 준다고 오지랍을 부려 머리가 아팠었는데 요즘 편해요.”

시영의 목소리에서 발랄함이 느껴졌지만 하윤은 오히려 가슴이 쓰라렸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하윤의 목소리가 너무 힘없어 보였는지 시영이 오히려 하윤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저 때문에 속상해할 거 없어요. 이 일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아요. 나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걱정하면 오히려 점점 나쁜 방향으로 일이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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