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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완벽해 보이는 선택

품에 안긴 여자가 눈에 띌 정도로 무기력해지자 민도준은 권하윤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하윤의 머리는 이미 아까 심술을 부린 것 때문에 헝클어졌고 눈 끝에는 여전히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려 가련하기 그지없었다.

짙고 검은 눈동자는 그렇게 한참 동안 하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그러다 잠시 뒤 도준은 손가락을 들어 하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작은 물방울이 지문을 따라 퍼지면서 손바닥에서 사라졌다.

“앞으로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줄 테니까 울지 마.”

갑작스러운 약속에 하윤은 순간 슬픔을 잊고 멍하니 도준을 바라봤다. 솔직히 조금 믿기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정말이에요?”

“응.”

도준은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윤 씨 말 들을게. 가족도 여기로 모셔 와서 잘 보살펴 주고. 가둬두지도 않고 어디 가고 싶다면 다 가게 해줄게. 어때?”

머리를 쓰다듬는 손은 여느 때보다도 부드러웠지만 하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도준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마치 통장에 거금이 꽂힌 것처럼 기쁨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도준이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그러면 저 가족 데리러 가면 안 돼요?”

“안 돼.”

뼈마디가 선명한 도준의 손이 하윤의 얼굴을 쓰다듬자 하윤은 순간 소름이 끼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제 가족이 경성에 오면…….”

“경성에 오지 않을 거야.”

힘 있는 손이 하윤의 어깨를 꾹 눌렀다.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는 거잖아. 그러니 안전할 수 있도록 내가 보호해 줄게. 이건 약속해. 하지만 서로 만나는 건 안 돼. 그것만 빼면 다른 요구는 뭐든 만족시켜 줄게.”

하윤은 그제야 도준의 말에 반응했다.

“그러니까 지금 저더러 가족과 연을 끊으라는 뜻이에요?”

도준은 칭찬하는 듯 하윤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똑똑하네.”

“왜요?”

하윤을 끌어안은 도준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갔다.

“자기야. 나도 자기 생각해서 이러는 거야.”

‘나를…… 생각해서?’

도준의 어깨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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