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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가족에게 인정받다 

민상철이 민도준을 아주 연약하게 묘사하자 권하윤은 왠지 웃음이 났다.

하지만 이토록 진지한 태도로 말하는데 뭐라 반박할 수 없어 고개를 돌리다 마침 도준의 눈빛 마주쳤다.

도준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고개를 돌린 모습은 마치 그녀에게 ‘왜? 도망갈 거야?’라고 따져 묻는 것 같았다.

순간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 나며 하윤은 대답했다.

“네, 약속할게요.”

하윤의 대답을 듣자 민상철은 그제야 긴장을 푼 것처럼 눈빛이 다시 흐릿해졌다.

“그래…… 그래…….”

이 시각 민상철의 숨소리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낡은 엔진처럼 매 순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에 하윤은 순간 겁을 먹었다.

“할아버님, 괜찮으세요?”

“얼마 전까지…… 할아버지라고 불렀으면서…… 호칭은 그대로 불러.”

민상철의 말은 사이사이 끊겨서 들렸지만 하윤은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이건 나를 인정한는 건가?’

하윤은 믿기지 않았다.

“지금 말씀하신 상대가 도준 씨 맞죠? 설마 저를 또 민승현 짝으로 보시는 건 아니죠?”

민상철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 웃음은 예전과 달리 약간 농담기도 섞여 있었다.

“너도…… 참…… 내가 너를 승현이와 엮어주면 도준이가…… 미치지 않고 배겨?”

하윤은 자기가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아 약간 머쓱했지만 집안 어르신의 인정을 받았다는 게 내심 기뻤다.

“할아버지.”

“그래.”

민상철은 마지막 힘을 다해 도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이미 초점을 잃은 눈으로 도준을 보며 낮게 읊조렸다.

“아래사람의 실수에 눈감아줄 줄도 알아야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도준의 눈동자는 약간 흔들렸다.

민상철이 이 말을 처음 했을 때는 도준이 그룹 경영에 처음 참여했을 때다.

그때 도준은 그룹에 들어가자마자 억압을 받았었다.

그를 그토록 억압한 사람은 다름 아닌 민씨 가문의 어르신, 심지어 원로급 인물인 민상철의 형제 민병철이었다.

민병철은 도준의 거만함을 싫어해 일부러 온갖 시비를 걸고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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