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79화 곁에 있어줘 

“도준 씨, 앞으로 제가 항상 곁에 있어 줄게요. 어때요?”

권하윤은 고개를 든 채 자기 감정을 남김 없이 내비쳤다.

이에 민도준이 눈썹을 들어올렸다.

“응?”

그러다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하윤을 바라봤다.

“그렇다면서 예전에 도망치려고 했어?”

도준이 어떤 말을 할지 기대하던 하윤은 순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러다가 순간 무드가 없는 도준의 행동에 화가 나 턱을 도준의 가슴에 내리치며 투덜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저 지금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도준은 하윤의 머리를 받쳐 들며 하윤의 수단이 안 통한다는 듯 가차없이 말했다.

“이것도 진심이라고? 진심이 안 느껴지는데?”

“누가 그래요? 저 정말 진심으로 한 말이거든요.”

“그렇다면 진짜 진심을 말하는 건 어때?”

하윤을 끌어안은 손이 하윤의 목덜미를 쓸며 불안한 듯 뛰는 맥박을 눌러대더니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야지. 죽을 때까지 영원히 내 곁에서 떠나지 않고 죽더라도 땅에 묻히지 않고 내 곁에서 매일 밤낮을 함께 있겠다고.”

하윤은 도준의 으슥한 말투에 등골이 오싹해 작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내리쳤다.

“무섭게 왜 그래요? 게다가 제가 죽었는데 시체는 뭐 하러 끼고 있겠다는 거예요? 벌레 꼬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나 몰라.”

도준은 하윤의 다양한 표정을 바라보며 찬성하는 듯 말했다.

“하긴 그러네. 그러니까 자기야, 열심히 살아야 해.”

방금까지 따뜻하던 분위기가 순간 으슥하게 변했다.

하지만 하윤은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도준에게 다가갔다.

“도준 씨 설마 제가 죽을까 봐 두려워요?”

이윽고 하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으쓱한 듯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저 죽는 거 제일 무서워하거든요. 그러니 꼭 이 목숨 잘 지켜내서 도준 씨 곁에 오래 남아 있을 거예요.”

도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손으로 하윤의 목덜미를 살살 문지르기만 했다.

도준은 예전에 생각했던 적이 있다. 모든 게 밝혀지고 나면 어떤 심정일지.

아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