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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호칭을 바꾸다 

권하윤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트집을 잡으며 자기 체면을 살리려던 것뿐이었으니.

반성하는 듯하던 도준도 사실은 순수한 목적이 아니었는지 하윤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숨결을 내뱉으며 하윤의 욕망을 건드렸다.

“이제 좀 진지해지는 게 어때요?”

하윤은 도준의 입맞춤을 피했다.

“설마 지금…… 그러지 마요.”

물론 민상철이 하윤의 할아버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어르신인데 최소한의 존중은 해줘야 하니까.

도준도 사실은 하윤을 건드릴 생각이 없었는데 양갓집 규수처럼 구는 하윤의 모습에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왜? 설마 영감탱이를 위해 3년간 애도라도 하려고?”

‘엥? 3년?’

‘그건 좀 너무 긴 거 아닌가?’

하윤의 충격을 받은 표정을 보자 도준은 악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뭐 3년간 참아보지 뭐.”

도준의 얼굴에서 장난기를 읽어낸 하윤은 이내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요. 그러면 절대 저 건드리지 마요.”

말을 마친 하윤이 자리를 떠나려 할 때, 도준이 곧바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됐어. 그만하고 자자. 오후에 장례도 해야 하잖아.”

커튼이 햇빛을 가려 방은 다시 어둠 속에 잠겼다.

그렇게 침대에 한참을 누워 있던 하윤은 슬금슬금 도준의 곁으로 다가갔다.

“도준 씨.”

“응.”

“그때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정말…… 구하려다가 돌아가신 거예요?”

하윤은 공은채라는 이름을 일부러 얼버무렸다.

하윤도 민시영한테서 사실 들은 적이 있다. 부모님이 폭동으로 돌아가신 해, 도준은 고작 19이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도 민씨 가문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그때 도준이 부모님과 함께 해외로 나갔던 건 첫째네 식구, 즉 민용재가 손을 쓰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도준이 간과한 건 민용재가 도준의 부모님을 죽이기 위해 가장 번화한 거리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미친 짓을 벌였다는 거다.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도준은 혼자의 힘으로 총 하나만 가지고 가족을 데리고 도망쳣다.

만약 그때 도준의 부모님이 폭동에서 미처 도망가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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