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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결판을 내다 

권하윤의 말에 민도준의 눈에 드리웠던 미소가 점점 흩어졌다.

“응?”

도준이 부인하지 않자 하윤은 자기가 제대로 짚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윤도 바보는 아니기에 민상철의 말이 그저 도준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걸 용서하라는 간단한 뜻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처음에 다른 여자가 생긴 건 아닌가고 따진 것도 그저 도준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하윤은 도준이 자기한테 뭔가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숨기고 있는 게 도준이 하윤의 가족을 싫어하고 하윤더러 가족과 관계를 끊으라고 한 이유라는 것도.

예전의 하윤은 용기가 나지 않아 깊이 파고들지 않았었다.

이게 또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기만 하면 되돌릴 수 없을까 봐, 잇따라 눈 앞의 찾아온 평온함도 깨져버릴까 봐 하윤은 무서웠으니까.

하지만 지금 하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도준이 인정하는 걸 듣는 거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데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내지 못할 곤란이 어디 있다고.’

그 생각에 하윤은 도준의 손을 잡으며 상대를 꿰뚫어 보려는 듯한 눈빛을 했다.

“제가 모르는 걸 알려주면 안 돼요?”

도준은 나른한 자세로 침대에 기대어 있었지만 살짝 올린 눈매는 여전히 사람에게 압박을 준다.

특히 천천히 일어서다가 곧게 서서 내려다볼 때면 하윤은 자기의 기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진짜로 원해?”

짤막한 한 마디에 담긴 뜻에 하윤은 손발이 저렸다.

하지만 약 2초간 침묵하는가 싶더니 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준의 목소리에서 기분을 쉽게 알 수 없었다.

“진실을 안 뒤 무너질까 봐 두렵지 않아?”

‘무너질까 봐 두렵다고?’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기에 내가 무너진다고 확신하는 거지?’

그 순간 하윤은 불안함이 생겨났다. 마치 다음 순간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처럼.

하지만 도준을 믿고 있었기에 애써 미소를 지었다.

“도준 씨가 있는데 뭐가 무서울 게 있겠어요? 무슨 일이 있든 도준 씨가 저 혼자 두지 않을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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