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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형수님이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네 

희망이 생겨서 인지 하윤은 꿀 잠을 잤다.

심지어 다음날 아침 그녀를 깨운 건 메이드였다.

“둘째 작은 사모님, 묘원으로 가실 시간이에요.”

하윤은 어렵사리 눈을 뜨고 나서야 옆 자리가 이미 텅텅 비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도준 씨는요?”

“도준 도련님은 준비할 게 많으셔서 시영 아가씨와 나가셨어요. 지금 밖에 지훈 도련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하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나 혼자 버린 게 아니구나.’

“알았어요. 얼른 내려간다고 전해줘요.”

오늘의 자리는 비교적 정숙한 자리이기에 하윤은 메이드가 골라준 옷들 중에서 긴팔의 검은 원피스를 골랐고 가슴에는 흰색 브로치를 달았으며 머리는 뒤로 높게 얹었다.

아래층에 내려와 보니 역시나 민지훈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하윤을 본 지훈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둘째 형수.”

하윤의 얼굴에 걸려 있던 사교적인 미소가 그 순간 굳어버렸다.

메이드가 둘째 작은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건 부끄럽지만 어느정도 적응할 수는 있는데 가족이 호칭을 바꿔 부르자 너무 어색했다. 그건 호칭만 바뀐 게 아니니까.

어찌 됐든 지훈은 전에 넷째 아주버님이었고 하윤을 제수씨라고 불렀는데 갑자기 둘째 형수라고 바뀌니 저도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적응 안 됐으니 부르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저 어색하게 대답했다.

“어,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요.”

지훈은 아무렇지 않는 듯 대답하고는 이내 물었다.

“이제 출발해도 되죠? 둘째 형수.”

‘춟발하는 건 좋은데, 그 둘째 형수 소리 잠깐 안 하면 안 돼요?’

하윤은 속으로 소리질렀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예의 바른 미소를 유지했다.

“가요.”

그렇게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지훈은 매너 있게 하윤에게 문까지 열어주었다.

“고마…….”

“둘째 형수, 조심해요.”

하윤은 그 호칭에 끝내 참지 못했다.

“그렇게 부를 필요 없어요. 이름 불러요.”

“어떻게 그래요? 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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