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85화 억지로 사교에 참가하다 

민도준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분위기상으로 봤을 때 비즈니스계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도준의 지위가 이르면 이런 사람들을 모르는 게 더 이상할 거다.

‘어쩐지 다른 사람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했네.’

티브이에서만 보던 얼굴이 눈앞에 보이자 하윤은 상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에 얼른 지훈과 함께 숨어버렸다.

하지만 하윤의 수상쩍은 움직임은 마침 도준의 레이더에 걸려버렸다. 그걸 본 도준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어쩜 저 버릇은 고치질 못하는지.’

“이리 와.”

도준이 손을 들고 하윤을 불렀다.

그 말에 하윤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지만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오직 속으로만 자기가 아닐 거라고 속으로 기도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민지훈이 친절하게 귀띔해줬다.

“둘째 형수, 도준 형이 불러요.”

고개를 돌려 보니 도준과 대화하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돼. 쪽팔리게 굴면 안 돼.’

하윤은 애써 허리를 곧게 펴고 걸어갔지만 황제를 알현하러 가는 것처럼 긴장감이 고조에 치달아 같은발과 같은 손이 나간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그때 마침 도준과 대화를 하고 있던 수려한 중년 남자가 대화가 거의 끝났는지 서먹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 분은 누구죠?”

분명 공격적이지 않았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는 마치 짙은 안개처럼 코와 입에 흘러 들어 숨이 막혀왔다.

그렇게 거의 질식할 때쯤 도준이 고개를 돌려 하윤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안사람이에요.”

이윽고 도준은 하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어르신들께 인사해야지.”

의원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마주 보며 같은 공간의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하윤은 얼굴이 굳어 마음대로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애써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냈다.

“안녕하세요.”

“자네 할아버지가 예전에 자네가 가장 걱정되는 손자라고 하던데 이제 사업도 잘되고 가정도 꾸렸으니 안심하겠어.”

“우리는 오후에 회의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