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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내조할 줄도 아네  

두 사람의 행동은 곧바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 중 선두에 있던 중년 남성이 권하윤을 힐끗 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분은…….”

하윤이 자기 소개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서 누군가 중년 남성한테 귓속말로 귀띔해줬다.

그러자 남자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이시윤 씨였군요.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데 역시나 미인이십니다. 민 사장님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윽고 장장 3분이나 되는 아부가 이어졌고 중년 남성은 하윤을 세상에 둘도 없는 여자로 떠받들었다.

분명 어색하고 딱딱하기 그지없는 칭찬이었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맞장구를 쳐대는 바람에 진짜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처음으로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한 하윤은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남의 아부를 듣기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머리를 짜내며 온갖 미사여구를 생각해내는 우스운 모습을 보고 싶어한 다는 것을.

그게 바로 지위의 차이이고 높은 위치에 있는 자들이 느끼는 우월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오르고 싶어하고 높은 곳을 바라보는 거고.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이 이리 매혹적일 줄이야.’

도준은 좀처럼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기에 사람들한테 하윤은 아주 좋은 돌파구가 되었다.

아부를 하며 칭찬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하윤은 어색한 듯 웃으며 고개를 돌려 도준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도준도 그 신호를 받았는지 곧바로 하윤의 미모를 칭찬해대는 전자제품 기업 대표의 말을 끊어버렸다.

“송 대표님, 더 하셨다간 제 여자를 탐낸다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아부를 해대던 송 대표는 순간 얼어붙더니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어색하게 말했다.

“민 사장님은 어쩜 유머감각도 뛰어나시네요.”

하지만 도준은 이미 송 대표한테서 시선을 거둔 채 손가락으로 하윤의 머리를 꾹 눌렀다.

“여기 재미없으니까 시영이 아니면 지훈이한테 가서 놀아.”

“…….”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은 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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