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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그해 그 일  

민상철의 눈은 점점 초점이 흐려지더니 병상에서 마치 무엇을 잡으려는 듯 손을 뻗었다.

“명주야.”

“둘째…… 용현아…….”

“…….”

“아버지!”

시간 뚫고 나온듯한 부름 소리가 민상철 생전에 가장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장면을 불러왔다.

민용현이 늠름한 모습을 한 채 밖에서 들어오면서 소리쳤다.

“아버지, 저 칩 연구에 성공했어요. 새로운 과학 기술 시대가 곧 도래할 거예요.”

아들의 말에 민상철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이냐?”

민상철의 몇몇 아들 중 유독 민용현만 부잣집 도련님 같은 오만함도 가업에 대한 욕심도 없이 오로지 과학 연구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민상철은 그걸 항상 자랑으로 여겼다.

그가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과학 기술이야 말로 정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토록 선진적인 기술을 민씨 가문에서 가장 먼저 연구해냈으니 이건 앞으로 민씨 가문의 미래가 창창한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정식으로 가동하면 국내의 기술팀에 연락해 어떻게 하면 개발 사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요.”

“뭐? 너 미쳤어? 네가 그 기술을 남에게 공유하면 모든 사람이 그 기술을 장악할 수 있게 되잖니!”

민용현은 민상철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 지금 무슨 말씀이에요? 과학기술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지 않으면 그 자리에 정체될 수밖에 없어요. 칩기술을 장악한 사람이 많을수록 과학기술은 발전한다고요.”

그 말에 민상철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제야 민용재는 과학 연구에 너무 오래 취해 속세를 벗어난 사람이나 다름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민상철은 아들에게 도리를 설명하려고 애써봤다.

“용현아, 넌 민씨 집안 사람이야. 그러니 가문을 위해 생각할 수는 없겠니? 칩기술을 공유했다가 다른 사람이 우리보다 더 잘 응용하면 어떡하려고 그러니?”

“그러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민용현은 사뭇 진자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버지, 이건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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