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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둘째 작은 사모님 

이제 민도준이 민씨 가문을 이끌게 됐으니 민씨 가문의 이미지를 위해서든 제국그룹의 이미지를 위해서든 민씨 집안 사람들은 도준의 잘못을 일부러 찾아내는 짓은 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권하윤은 도준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민상철이 아무리 그래도 할어비지인데 슬프지 않나?’

물어보고 싶어 안달 난 하윤의 표정과 동정의 눈빛은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 없었다.

이에 도준은 하윤을 힐끗 흘겨보더니 물었다.

“왜? 날 도화하기라도 하려고?”

“도준 씨…… 혹시 어디 불편한 곳 없어요?”

“불편한 곳? 있긴 하지.”

그 말에 하윤이 얼른 위로의 말을 준비했다.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둥 하는 말로 말이다. 하지만 도준은 오히려 의외의 말을 늘여 놓았다.

“그런데 이따가 돌아가서 기분 좋은 짓 하면 괜찮아질 것 같아.”

“…….”

하윤은 도준이 말한 곳이 별장이라고 생각했지만 도준은 별장이 아닌 민씨 저택으로 차를 돌렸다.

하긴, 민상철이 돌아갔으니 손자인 도준이 해야 할 일이 당연히 많을 테니까.

다시 민씨 저택에 도착하니 하윤은 왠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도준이 하윤을 차에서 끌고 내렸을 때 두 사람은 마침 순찰하는 경비원을 마주쳤다.

지금껏 숨는 것에 습관이 되어 하윤은 무의식적으로 움츠리려 했지만 곧바로 도준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제야 지금은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경비원은 도준을 보자마자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도준 도련님.”

“음.”

하지만 하윤을 보는 순간 입을 몇 번이고 벌렸다 닫았다 하다가 끝내 마땅한 호칭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때 도준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안 보이나? 아니면 말을 못하나?”

“어, 그게, 저기…….”

때마침 똘똘한 메이드 하나가 이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둘째 작은 사모님.”

순간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주차장에서 울려 퍼졌다.

전에 다섯째 작은 사모님으로 불릴 때는 아무런 감각도 없던 하윤이었는데, 숫자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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