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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다른 사람 만나지 마요 

민도준의 동작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음 순간 바로 아무렇지 않은 듯 뜨거운 입술을 권하윤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왜인 것 같아?”

하윤은 목을 움츠리며 애써 도준의 손을 내리 눌렀다.

“저도 모르니까 묻는 거잖아요.”

이윽고 버둥대며 몸을 돌렸다.

“왠지 할아버지 말씀에 숨은 뜻이 있는 것 같아서요.”

도준은 눈을 내리깐 채 눈살을 찌푸리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여인을 바라봤지만 어느새 눈동자가 한층 더 어두워져 있었다.

“응?”

약간 올라간 끝 음이 조용한 공기 속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하윤은 여전히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민상철이 그렇게 많은 말을 한 건 그저 듣기에는 도준과 잘 지내라는 말인 것 같지만 상세히 생각해보면 자기 더러 뭔가를 포기하라는 뜻이라고 생각됐다.

하윤은 도준과 지금껏 함께 오면서 이제는 더 이상 누구도 누구에게 빚을 지지 않는 사이가 됐다. 아니, 자세히 따져보면 하윤이 도준한테 빚진 게 더 많았다.

그걸 민상철도 분명 알고 있었을 텐데 그런 말을 했다는 건 설마…….

하윤이 생각하고 있을 때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윤을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 눈빛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마치 벽에 걸린 그림과 하나가 된 것처럼.

벽에 걸려있는 사자는 분명 조용했지만 사람에게 공포감을 안겨준다.

왜냐하면 언제 그 사자가 언제 달려들어 사냥감의 목덜미를 물어 뜯을지 모르니까.

현재 도준의 눈빛이 그러하다. 그런 시선이 느껴지자 하윤은 의아한 듯 조심스럽게 도준을 쳐다봤다.

“도준 씨…….”

도준은 천천히 손을 들어 하윤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왜?”

“설마 도준 씨 바람 피는 건 아니죠?”

공기 속에 몇 초 간의 침묵이 흐르더니 도준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뭐라고?”

“그렇지 않고 서야 할아버지께서 저더러 너무 많은 걸 따지지 말라고 하셨을리가 없잖아요. 재벌가 사모님이 되면 인내심을 알아야 한다는 걸 저한테 알려주려는 게 틀림없어요.”

하윤은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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