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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자극

턱이 꽉 잡힌 탓에 권하윤은 눈앞의 남자를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싹한 웃음에 등골이 서늘해져 설명을 하려 했지만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봐도 닷새가 지나면 곧바로 깔끔하게 헤어질 것만 같으니 사정하는 게 안 되면 자극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하윤은 이내 입을 삐죽거렸다.

“도준 씨도 공태준이 좋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지 않으면 왜 계속 저를 해원으로 쫓아내는데…… 아, 아파요…….”

턱이 꽉 잡혀 으스러질 것만 같은 고통이 전해지자 하윤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냈다.

하지만 속으로는 도준의 이런 반응에 몰래 기뻐했다. 불쌍한 척이 안되면 독점욕을 자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기쁨이 2초도 유지되지 않았을 때 도준이 하윤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꿍꿍이가 있는 듯한 표정을 미처 거두어들이지 못 하고 그대로 드러나자 도준은 코웃음을 쳤다.

“아주 발전했네. 자극요법도 쓸 줄 알고?”

하윤은 그 말에 이내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닌 척하지 마. 내가 하윤 씨를 곁에 두고 가족마저 모셔 왔으면 해서 그러는 거잖아?”

도준이 너무 손쉽게 자기 목적을 까발리자 하윤은 순간 난감했다.

이윽고 작은 발걸음으로 도준의 앞에 다가가며 낮게 중얼거렸다.

“도준 씨한테는 아무것도 숨기지 못하겠네요.”

하윤이 분위기를 보며 슬슬 기어오르려 하자 도준은 이내 손을 들어 하윤을 자기 몸에서 떼어냈다.

“날 떠받들면 넘어갈 줄 알아? 솔직해져 봐.”

여전히 꾸짖는 말투였지만 아까처럼 무섭지는 않았다.

이에 하윤은 도준의 허리를 안지 못 하자 팔을 끌어안으며 애교 부렸다.

“범인 심문하는 것도 아니고 저 계속 세워둬서 힘들어요.”

도준은 불쌍한 척하며 곁눈질로 그의 표정을 살피고 심지어는 껌딱찌처럼 찰싹 달라붙어 애교를 부리는 하윤을 빤히 바라봤다.

그때 여전히 도준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하윤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저 다리 아파요. 우리 저기 가서 얘기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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