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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뜻대로 되지 않다

권하윤이 허튼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뜨거운 손바닥이 하윤의 차가운 볼을 어루만졌다.

그 뜨거운 온도에 하윤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잘 생각해야 할 거야. 지금 그 얘기 할 거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민도준이 눈빛과 말투에 섞인 싸늘함을 느끼는 순간 하윤은 상대가 하려는 말이 자기가 원하는 대답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 닷새나 있는데 첫날부터 틀어지면 안 돼.’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하윤을 당황하게 했다. 이에 손을 뻗어 도준을 와락 껴안은 뒤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렇게 중요한 걸 대충 대답하면 안 되죠. 적어도 며칠 정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죠…….”

하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심지어 먹이의 유혹을 참지 못 하고 포획 틀 주위를 조심스럽게 어슬렁거리면서 유혹과 안전이라는 어려운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새끼 짐승 같았다.

도준은 손가락으로 하윤의 머리카락을 쓸며 짙고 어두운 눈으로 하윤을 빤히 바라봤다.

그때 함참동안 마음을 추스른 하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쳐들고 손에 나무 팻말을 들고 있는 도준을 바라봤다.

“그럼 그건…….”

방금 전 상황 때문에 하윤은 섣불리 입을 열지 못 하고 도준을 빤히 바라보며 작은 팻말을 처분할 권리를 도준에게 넘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아갈 것처럼 좋아하던 여자가 잔뜩 겁을 먹은 걸 보자 도준은 끝내 자비를 베풀었다.

그는 팻말에 빨간 실을 달더니 손을 들어 올렸다.

“어디에 걸고 싶어?”

하윤은 작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한 곳을 가리키고는 이내 손을 거두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이 적인 팻말이 자기가 가리킨 나뭇가지에 걸린 걸 보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문제는 다음 순간 나뭇가지에 매단 팻말이 탁하고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입꼬리를 말아 올릴 새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팻말을 보자 하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확인해 보니 빨간 끈이 끊어진 거였다.

너무 오랫동안 이곳으로 여행 오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낡은 끈이라 견고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윤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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