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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되새기다

권하윤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자 민도준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댔다.

“정찰 다 마쳤어? 어디에서 사과하는 게 좋은 거 같아?”

도준이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지만 그가 보내는 눈빛에서 하윤은 이번 사과를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

지레 겁을 먹은 하윤은 슬금슬금 도준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치 천적을 피하는 동물처럼.

하지만 그 동작은 얼마 지속되지 못 하고 곧바로 제지당했다.

남자의 손이 하윤의 허리를 감쌌고 뜨거운 손의 온도가 옷감을 뚫고 살에 전해져 손이 닿은 곳은 살갗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이에 하윤은 얼른 손을 내밀어 도준의 손을 잡았다.

“잠깐만요…….”

“뭘?”

하윤은 널찍한 탓에 더 훤히 보이는 기내를 둘러보더니 창밖을 가리키며 고래를 저었다.

“여기는 하나님과 너무 가까워서 이건 하나님에 대한 불경이에요.”

도준은 하윤의 말에 약 2초간 멈칫하다가 끝내 웃음을 터뜨리며 하윤의 허리를 주물렀다.

“이런 핑계도 생각해 낸다고?”

하윤은 간지러운 탓에 몸을 옆으로 피하며 이대로 넘어갔다는 안도감에 고집 있게 밀어붙였다.

“틀린 말도 아니잖아…… 아!”

갑작스러운 남자의 동작에 놀라 하윤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대다가 아까 자기와 도준을 서비스해 주던 승무원이 커튼 뒤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내 입을 막았다.

그러면서 도준에게 눈빛을 쏘아대며 하나님을 공경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그때 귀 뒤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잘됐네. 나 원래 하나님한테도 시비 걸기 좋아하거든.”

하윤은 몸부림치는 데 실패하자 소리가 새지 않게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준을 째려보는 눈에 눈물이 촉촉하게 맺혀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사람을 유혹했다.

더욱이 도준은 악랄하게 하윤을 달래기 시작했다.

“내 비위 맞춰서 마음 돌리려 하는 거 아니었어? 이렇게 좋은 기회를 이용해야지.”

하윤은 순간 자기가 상대의 계략에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자기가 도준을 두고 소심한 계략을 세우고 있었는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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