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배정우는 한쪽 무릎을 꿇고 임슬기에게 프러포즈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로 만들어주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1년 후 그녀는 예기치 못한 유산을 겪었고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임슬기가 이혼을 요구했지만 그녀를 집에 가둬버린 배정우. “이혼? 꿈도 꾸지 마. 넌 평생 죗값을 치러야 해.” 임슬기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우야, 나 폐암 말기래. 죽어가는 날 잡을 수 있겠어?”
View More진승윤...순간 임슬기의 머릿속에 눈을 감고 있는 진승윤이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그녀를 보호하던 장면이 스쳐 지나가면서 온몸에 힘이 빠졌다.조금 전 김현정에게 진승윤을 물었을 때 김현정은 대답하지 않았다.설마... 진승윤이 진짜로 죽어가고 있는 것일까...?“임슬기, 네가 화근이야! 바람피우는 건 둘째치고 네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죽게 만들잖아. 그러고도 얼굴을 들고 다닐 양심이 있어?”“닥쳐!”임슬기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연다인을 노려보다가 손을 뻗어 연다인을 세게 밀어냈다.그러고는 손등에 꽂혀 있
‘황동혁이 죽었다고?’미처 반응하지 못한 임슬기는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을 들고 김현정을 꽉 잡았다.“다시 한번 말해 봐요. 뭐라고요?”“황동혁은... 죽었어요.”“그럴 리 없어요! 절대 그럴 리 없다고요!”임슬기는 울며 고개를 저었다.“나에게 거짓말하는 거죠?”김현정은 임슬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황동혁이 증인이라는 것, 그리고 황동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이제 황동혁 죽었으니 임슬기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김현정은 임슬기를 꼭 끌어안더니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슬기 언니 미안해
차가 충돌하는 순간, 진승윤은 마치 조건 반사처럼 몸을 돌려 임슬기를 끌어안았다.“조심해요!”굉음과 함께 차가 나무에 부딪혀 멈췄다.머리를 부딪친 임슬기는 눈앞이 어지러웠다.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려 그녀의 눈을 가렸다.임슬기가 황동혁의 팔을 잡아당기며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황동혁?! 황동혁?!”하지만 아무리 불러도 황동혁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황동혁이 이대로 죽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임슬기는 진승윤이 다쳤는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천천히 기어가 황동혁을 흔들며 쉰 목소리로 울부
호텔.금방 씻은 황동혁은 온몸에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 그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풀썩 주저앉으며 말했다.“아가씨, 살려주세요!”보아하니 황동혁도 임슬기를 알아본 모양이었다.옆에서 담요를 가져와 황동혁에게 던진 임슬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고개 들어.”황동혁은 순순히 고개를 들더니 온몸을 떨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아가씨, 진 변호사님, 살려주세요.”“사람을 알아는 보네? 누가 진 변호사를 들이받으라고 시켰어?”황동혁은 두려운 듯 입술을 깨물며 말하기를 망설였다.“말 안 해?”임슬기가 팔짱을 끼며 침착
‘왜 속였을까?’권민은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권민도 자기 대표님이 아직 사모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대표님, 마지막으로 사모님과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게 언제인지 기억나세요?”“왜, 내가 시간 같이 못 보내 줬을까 봐?”배정우가 코웃음을 치더니 담배를 끄고 말했다.“2년 전에 임슬기가 나를 어떻게 대했는데? 계속 나를 속이고 배신했어, 그리고 지금까지도 뉘우치지 않아!”“대표님, 지난 2년 사이 대표님과 연다인 씨의 스캔들이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어요. 이 세상에 어느 여자가 자
임슬기가 서류 봉투를 받으며 물었다.“이게 뭐예요?”“오정태의 부검 보고서예요.”‘부검 보고서?’눈이 휘둥그레진 임슬기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승윤을 바라보았다.“시체를 도둑맞지 않았어요?”“경찰서에 보내기 전에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법의학자를 찾아가 부검을 했어요. 이 보고서는 그 법의학자 분이 작성한 거예요. 임슬기 씨가 무죄라는 증거이기도 하죠.”‘무죄’라는 두 글자에 임슬기는 마음속에 있던 큰 돌멩이가 ‘쿵’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오정태의 시체는 임슬기가 무죄임을 증명했지만 그녀는 오정태의 시체를 손에
차에 돌아오자마자 김현정이 임슬기의 어두운 얼굴을 보며 급히 물었다.“연다인이에요?”임슬기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냥 장난 전화예요.”김현정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계속 물었다.“언니 얼굴이 이렇게 안 좋은데 분명...”임슬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며 차의 시동을 걸었다.“현정 씨, 다쳤으니까 먼저 금빛 아파트로 데려다줄게요. 냉장고에 있는 사골을 끓여서 먹어요. 난 일이 좀 있어서 일 마치고 밥 먹으러 갈게요.”“슬기 언니, 또 나를 혼자 두고 가려는 거예요?”조금 전 연다인의 말이 떠오른 임슬기는 눈이
“쓰레기 같은 자식! 넌 슬기 언니를 욕할 자격이 없어!”한마디 욕을 내뱉은 김현정은 배정우가 반응하기 전에 급히 임슬기를 데리고 도망쳤다.차에 탈 때까지 임슬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조금 전 김현정이 사람들 앞에서 배정우를 때렸다.임슬기는 김현정이 쾌활하고 대담한 성격인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대담할 줄은 몰랐다.배정우가 체면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데... 김현정의 이런 행동은 스스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었다.김현정이 걱정된 임슬기는 김현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현정 씨, 당장 명인시를 떠나요. 최대
“현정 씨, 말하지 마요!”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임슬기는 김현정이 하려던 말을 막았다.배정우는 임슬기를 믿지 않을 것이다.이때 배정우가 임슬기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폐암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깜짝 놀란 임슬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배정우를 바라봤다.‘정우 씨가 진짜로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를 비웃고 있는 걸까?’“정우 씨...”“임슬기, 두 사람 연기 다 끝났어? 내가 또다시 속을 것 같아?”“배정우 씨, 내 말 모두 사실이에요. 슬기 언니는 지금 폐암 말기예요, 시간
“임슬기 씨, 폐암 말기입니다. 길어봤자 6개월 정도 남았어요.”‘폐암?’임슬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27살밖에 안 됐는데 폐암이라고? 그것도 말기?’그녀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선생님, 확실합니까?”“임슬기 씨 맞아요?”임슬기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확실합니다. 아직 젊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알려드려야 하니까요. 지금이라도 입원해서 치료받으면 희망이 조금 있으니까 당장 입원하시죠.”‘입원?’그녀는 고개를 숙여 검사 결과서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