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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잘해

박 대표의 말에 박민주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 옆에 있던 여직원이 박 대표를 설득했다.

“대표님, 아가씨 마음대로 하게 하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아가씨도 단념하지 않을 겁니다.”

확실히 그랬다. 이 시각 민주는 다른 사람의 신경이 자기한테 쏠렸다는 걸 관계할 겨를도 없었다. 물어보고 싶었던 물음의 답을 얻어야 했으니까.

분명 4년 동안 민도준만을 기다리면서 다른 남자는 모두 거절했는데, 심지어 먼 해외에서부터 그를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왜 도준과는 이런 결말밖에 맞을 수 없는지 궁금했다.

왜 도준이 자기가 아닌 권하윤을 선택했는지 알아야 했다.

성숙해 보이기 위해 민주는 오늘 일부러 평소에 잘 신지도 않던 스틸레토힐을 신은 탓에 한참이나 뒤쫓아서야 겨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두 사람을 따라잡았다.

“잠깐만요!”

하지만 민준의 목소리는 남자를 붙잡지 못했다. 다급한 마음에 민주는 손을 뻗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집어넣었다.

문에 손이 끼여 고통이 느껴졌지만 다행히 닫히던 문이 다시 양옆으로 열렸고 도준과…… 그 여자가 민주의 눈에 들어왔다.

하윤은 민주의 초라해진 행색에 잠깐 멈칫하더니 민도준을 힐끗 보고는 말없이 입을 삐죽거렸다.

그사이 민주는 도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 물어볼 게 있어요.”

도준이 대답을 해주지 않을까 봐 걱정됐는지 민주는 낮게 설명을 덧붙였다.

“내일이면 저 유학 가요.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물어보는 거예요.”

하윤은 자기의 존재가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해줄 곳이 없는지라 그저 묵묵히 몸을 돌렸다.

하지만 돌아서자마자 살짝 떨리는 박민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를 왜 싫어해요?”

하윤은 보이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 고전적인 질문이네.’

도준은 몸을 뒤로 돌려 벽과 마주하고 있는 하윤을 힐끗 보더니 귀찮은 듯 반문했다.

“내가 왜 그쪽을 좋아해야 하지?”

숨을 죽인 채 답을 기다리던 민주는 도준의 말에 멍해져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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