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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약속을 어기겠다는 뜻인가요?

정신이 딴 데로 새려던 찰나 민도준이 갑자기 권하윤을 앞으로 끌어당겼다.

남자의 눈빛은 마치 하윤의 껍질을 벗겨낼 것처럼 날카로웠다.

막연한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하윤을 보며 도준은 아예 그녀의 어깨를 잡고 반 바퀴 빙 돌려 문을 마주 보게 했다.

“직접 말해. 같이 가지 않겠다고.”

‘분명 본인이 나를 쫓아냈으면서 이제는 또 협박한다고?’

하윤은 순간 울컥해서 고개를 홱 돌렸다.

“몰라요.”

거절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했는지 공태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

그러고는 도준을 보며 말을 보탰다.

“민 사장님, 제가 약속했던 건 해드릴 수 있으니 민 사장님도 약속 지켰으면 좋겠네요.”

두 사람의 대화에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두 사람 사이에 자기가 모르는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준이 떠나간 뒤, 하윤을 잡고 있던 힘이 스르르 풀렸다.

이윽고 도준은 1인용 소파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머금은 목소리는 마치 짙은 안개를 낀 것처럼 희미했다.

“해원으로 돌아가겠다면 내가 사람을 찾아 데려다줄게.”

도준이 또다시 당장이라도 자기를 쫓아내지 못해 안달 난 모습으로 돌아오자 하윤은 순간 억울하고 분해 일부러 시비를 걸었다.

“필요 없어요. 공태준도 마침 돌아가니 차 좀 빌려 타면 그만…….”

하지만 뒤에 말은 자기를 쏘아대는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그대로 목구멍으로 삼켜야만 했다.

“경고하는데, 지금 나 건드리지 마. 안 그랬다간 마음을 바꿔버릴지도 모르니까.”

하윤은 귀를 쫑긋 세웠다.

‘마음을 바꾼다고? 그러면 결정을 번복한다는 건가?’

사실 기어코 떠나려 하는 건 그저 자유를 갖고 싶어서다.

하지만 지금 자유가 손에 주어지니 또 오히려 가기 아쉬워졌다.

이에 하윤은 입술을 깨물며 자기 궁금증을 그대로 내뱉었다.

“마음을 바꾼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하윤이 지금 기대를 품고 있다는 걸 놓칠 리 없는 도준은 눈을 반짝이며 저를 보는 여자를 빤히 쳐다봤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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