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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노트북을 몰래 사용하다

권하윤이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봤더니 두들겨 맞다시피 사용된 노트북은 어느새 뜨거워져 있었다.

진소혜가 비번이라도 설정했을까 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우스를 살짝 움직여 봤더니 의외로 노트북 화면은 이내 밝아졌다.

이에 권하윤은 무의식적으로 진소혜가 있는 쪽을 살폈다.

다행히 요즘 착즙 되다시피 일한 데다 아까 연속 4시간 동안 코드를 해제하느라 에너지가 모두 고갈된 진소혜는 아예 양팔과 다리를 대자로 뻗은 채로 자고 있었다.

그제야 권하윤은 안심되는 듯 다시 노트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 비번이 없어.’

권하윤은 기쁘고도 긴장된 마음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이 시각, USB를 들고 있는 권하윤의 손바닥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 끈적거렸다.

이에 두 번 적도 USB를 꽂으려 했지만 모두 손이 미끄러져 세 번째 만에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USB를 연결했다는 알람음이 함께 울렸다.

USB 아이콘이 노트북 화면에 나타나고 나서야 권하윤은 마우스를 슬쩍 움직여 클릭했다.

예전에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안에는 [사진], [영상], [생일] 이 세 개 폴더가 있었다.

생일은 전에 본 거라서 이번에 권하윤은 영상을 클릭했다.

안에 영상이 많이 저잗되어 있을 것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고작 3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영상은 병원에서 시작되었다.

잇따라 병상에 누워 자고 있는 공은채의 모습이 보였고 민도준이 그 옆을 지키고 있었다.

민도준은 긴 팔과 다리를 소유한지라 그저 앉아 있기만 했을 뿐인데도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의사가 잔뜩 겁에 질려 병세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사이 계속 미간을 찌푸린 채 공은채를 바라보는 민도준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 묻어있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진소혜가 잠에서 깰까 봐 권하윤은 소리를 켜지 않아 그저 입을 뻐금거리는 모습만 봐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소리를 듣지 않는다 해도 권하윤은 민도준이 걱정되어 초조해하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두 번째 영상은 피아노실에서 시작되었다.

배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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