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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개 버릇

민도준은 옆에 난 자리에 앉으며 권하윤의 엉덩이를 때리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아주 점점 기어오르지? 매일 성깔만 부려대기나 하고.”

그때 또다시 관문을 넘는 것에 실패한 권하윤이 맥 빠진 듯 소파에 축 늘어지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고작 정부인 제가 어떻게 감히 도준 씨한테 성깔을 부리겠어요? 죽으려고 작정한 것도 아니고.”

“제대로 말해.”

민도준은 인내심이 다했는지 권하윤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아무리 잡아당겨도 권하윤은 눈을 허공에 이리저리 굴려대며 민도준의 얼굴만은 끝까지 보지 않았다.

그러다 민도준은 끝내 권하윤의 어깨를 잡은 채로 몸을 돌려놓고는 경고가 담긴 말투로 말했다.

“제대로 앉아.”

그제야 권하윤은 입을 삐죽거리며 똑바로 앉았다. 권하윤도 적당하게 해야 한다는 걸 아니까.

그때 민도준이 테이블 위에 놓인 박스를 보더니 그 안에 든 사진첩을 꺼내 들었다.

“할아버지가 보내오신 거야?”

‘별장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보고 받았을 거면서 나한테 왜 묻는대?’

권하윤은 속으로 불평을 하면서 콧소리를 냈다.

하지만 민도준은 사진첩을 열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다시 테이블 위에 던져 버리고는 권하윤을 돌아봤다.

“이 사진첩 하나뿐이었어?”

민도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권하윤은 손가락을 움찔거렸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턱을 민도준의 어깨 위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무슨 뜻이에요? 저 같은 정부가 도준 씨 물건까지 훔쳤을까 봐요? 하긴, 전 대단한 명문가 출신도 아니라 도준 씨와 신분 차이가 있으니 그런 의심 하는 것도 당연하죠. 아니면 제가 옷 벗을 테니 몸수색해 봐요.”

그저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괴상야릇한 말로 비꼬아 대는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순간 화가 나서 웃음이 났다.

이윽고 손을 뻗어 옷을 벗으려 하는 권하윤을 품에 끌어안았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 그리고 뭐가 불만인데 자기를 정부라고 비하해? 듣기 거북하지 않아?”

권하윤은 민도준의 다리 위에 편히 앉아서는 발뒤꿈치로 민도준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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