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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자유를 맡기다

생각하다 보니 권하윤의 얼굴에는 침울함이 더해졌다.

심지어 젓가락을 든 손에 힘이 빠져 반찬을 집으려 했지만 음식이 자꾸만 젓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이에 망연자실해서 고개를 들었을 때.

“먹기 싫으면 먹지 마.”

민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하윤은 그 말을 들은 순간 머리를 굴렸다. 지금 갑자기 밀려오는 감정과 아까 전 상황이 더해지니 민도준에게는 아마 반찬이 입에 맞지 않아 심술을 부리는 모습으로 비쳤을 거다.

그제야 권하윤은 민도준이 자기를 귀찮아할까 봐 감정을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취했다.

“안 먹는다고 하지 않았거든요.”

이윽고 젓가락을 뻗어 음식을 집으려 할 때, 민도준이 아예 권하윤의 젓가락을 밀어버렸다.

그러더니 젓가락을 내려놓고 치키를 집어 들었다.

“일어나. 데려갈 곳이 있어.”

밖으로 나간다는 소리에 권하윤은 순간 자기 귀에 이상이 생겼나 의문이 들었다.

‘밖에 나간다고? 이젠 나갈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 바쁘게 권하윤은 민도준이 말을 번복할까 봐 다급히 옷을 갈아입고 허둥지둥 밖으로 달려 나갔다.

“얼른 가요.”

폴짝폴짝 뛰면서 기뻐하는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의 눈은 약간 어두워졌다.

이에 권하윤의 손이 대문에 닿은 찰나, 뒤에서 민도준의 기분을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밖에 나가는 게 그렇게 즐거워?”

민도준의 목소리는 원래도 낮은 데다 밤바람에 살짝 흩어져 한층 더 낮게 들렸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 속에 숨은 위험함을 알아챘다.

그제야 권하윤은 문을 밀고 있던 손을 슬며시 내리며 고개를 돌려 민도준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준 씨랑 같이 나가니까 기쁜 거예요.”

그러고는 불편한 다리를 움직이며 민도준의 곁으로 다가가 익숙한 듯 손을 뻗어 민도준의 목을 끌어안았다.

“오늘 늦게까지 힘들었겠는데 우리 다시 들어가요. 먹지 말아요.”

권하윤은 한참 동안 꿈쩍도 하지 않는 민도준의 모습에 자기 손을 슬쩍 뻗어 민도준의 손에 넣으며 입을 열었다.

“저 데리고 들어가 줘요. 네?”

그렇게 원하던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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