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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다치는 일은 없을 거야

“도준 씨…….”

“일단 병원부터 가.”

많이 말할수록 실수할까 봐 권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분고분 옷을 입기 시작했다.

원래는 스스로 하려고 했으니 민도준이 도와줘 잠깐 버둥대며 치맛자락을 꽉 잡았다.

“저 손은 괜찮아요. 혼자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음 순간 민도준은 권하윤의 손을 옷에서 강제로 떼어내더니 권하윤의 슬립원피스를 들추기 시작했다.

“내가 도와줄게.”

기억 속에 권하윤은 어릴 때 외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옷을 갈아입은 적이 없다.

그때는 손발이 짧아 어른의 도움이 있어야 했다지만 지금은 다 큰 성인인데 도움을 받으니 오히려 부끄러웠다.

게다가 하필이면 권하윤에게 옷을 갈아입혀 주는 사람이 젠틀한 사람이 아니라 입혀주다가도 손으로 이리저리 슬쩍 만져대는 바람에 권하윤은 자꾸만 몸을 흠칫흠칫 떨며 새우처럼 움츠렸다.

물론 바둥거리며 이리저리 피해도 모두 헛수고였지만.

민도준은 아예 웅크린 권하윤을 확 잡아당겨 팔을 활짝 열어버렸다.

“이러면 내가 어떻게 옷 입혀줘? 손 들어 봐.”

“응. 조금 더 들어.”

자기를 살살 구슬리는 듯한 말투에 권하윤은 끝내 참지 못하고 민도준의 손에서 옷을 홱 낚아챘다.

“제가 입을게요.”

하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흥미로운 듯 반항하는 권하윤을 단번에 제압했다.

“말 들어. 옷 입혀주는 데도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말을 안 듣는다고? 지금 말 안 듣는 게 누군데.’

끝내 권하윤은 민도준을 이기지 못하고 민도준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러다가 단추를 채운 손가락이 어깨를 스칠 때 몸을 살짝 떨더니 민도준이 또 무슨 헛짓거리를 할까 봐 바로 몸을 배배 꼬며 밀어버렸다.

“됐어요. 이제 다 입었잖아요.”

말을 마치자마자 버둥대며 침대에서 내리려 했지만 민도준은 권하윤을 꾹 누르며 아래층으로 안고 내려갔다.

권하윤 스스로도 지금의 자기가 그저 짐짝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귀찮아하기는커녕 권하윤이 모든 걸 자기한테 의존하는 걸 즐기는 듯했다.

그렇게 신발을 신을 때가 되자 권하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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