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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무서웠지?

민도준은 무서운 눈빛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권하윤을 바라보더니 권하윤이 겁에 질려 고개를 숙이자 그제야 옆에 앉았다.

“도망치는 게 재밌었어?”

권하윤은 아래로 푹 숙였던 고개를 마구 저었다.

그렇게 흔들다가 뭔가를 인식한 듯 고개를 쳐들고는 불쌍한 눈빛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저 도망치지 않았어요. 그날 약 때문에 쓰러졌어요.”

이윽고 권하윤은 그날 있은 일을 곧이곧대로 설명하고는 자아 성찰을 하기 시작했다.

“저도 알아요. 이번 일은 제가 잘못했다는 거. 제가 얌전히 있기만 했어도 공태준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텐데. 미안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잘못했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는지 권하윤은 창백한 얼굴로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심지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반성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하.”

갑자기 비아냥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순간 권하윤은 턱에 전해지는 통증에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권하윤의 당황한 눈빛에 민도준은 기분을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결혼식 날 도망가는 건 예전에도 했었으니까.”

권하윤은 민도준의 관대함에 긴장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겁에 질린 채 다음 질문을 기다릴 뿐.

그때 턱에 느껴지던 통증이 사라지더니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빨개진 피부를 문질렀다.

“무서웠지?”

부드러워진 목소리에 호박색 눈동자가 흔들렸다.

“네?”

민도준은 인내심 있게 다시 물었다.

“강에 빠졌을 때, 무서웠지?”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물에 빠졌을 때 느꼈던 질식감이 다시 휘몰아쳤다.

그때 물결치는 강물 속에서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 허우적대며 점점 가라앉았었는데 무섭지 않을 리가?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웠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뒤늦게 밀려오는 서러움에 권하윤은 민도준의 품에 안겨 얼굴을 파묻고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물도 차갑고 난 수영할 줄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안 잡히고. 저 요즘 매일 매일 악몽 꿔요. 물에 빠져 아무리 소리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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