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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죄를 묻다

최수인은 권하윤을 별장으로 데려다주고는 입구에서 한참을 아쉬워했다.

“또 이렇게 이별해야 하다니. 윤이 씨도 이번 고비를 잘 넘기길 바랄게요. 정 안 되면 저한테 와요. 제가 민도준보다 더 예뻐해줄 테니까.”

권하윤은 최수인이 일부러 농담한다는 걸 알았기에 억지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 볼게요.”

별장으로 돌아와 보니 이곳은 여전히 권하윤이 떠나던 날과 똑같았다.

하지만 권하윤은 이미 뭔가 변해 있다는 걸 느꼈다.

다리가 불편해 그런지 정원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었다.

그렇게 계단 앞까지 다가와 어떻게 할지 걱정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권하윤이 눈물범벅이 된 모습으로 달려 나왔다.

“하윤아, 왜 이제야 왔어? 몸은 어때? 어디 다친 데 없어?”

“괜찮아.”

권하윤은 권희연을 잡고 물었다.

“언니랑 로건 씨는 괜찮아?”

그 물음에 권희연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우리는 아무 일 없어.”

권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그날 쓰러진 뒤 권희연이 민도준한테 괴롭힘이라도 당하면 어쩔까 걱정했었다.

“참, 그런데 언니가 여긴 웬일이야?”

“그게…… 민 사장님이 나더러 와보라고 했어. 네 다리가 불편하다고 돌봐주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멍해지더니 코끝이 시큰거렸다.

분명 이렇게 많은 잘못을 했지만 민도준은 매번 이렇게 권하윤을 모른 체 하지 않으니…….

샤워를 마친 권하윤은 권희연이 가져온 음식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권하윤은 권희연을 돌려보냈다. 권희연은 더 남고 싶다고 했지만 권하윤은 민도준이 돌아와 권희연을 곤란하게 할까 봐 돌아가라고 고집을 부렸다.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날은 어두워졌다.

몇 날 며칠을 고생하고 난 뒤 이렇게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으니 권하윤은 마치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기분은 몸처럼 가볍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따져 묻기보다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권하윤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

민도준이 올까 봐 두렵기도 하고 또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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