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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따라갈 거예요?

그 말에 아무런 흥미도 없던 권하윤의 심장이 확 쪼그라들었다.

‘뭐든 대답해 주겠다고?’

권하윤은 공은채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버지가 왜 뛰어내렸는지, 공은채의 죽음이 아버지와 관련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민도준과 공은채가 얼마나 사랑하는 사이였는지도…….

확실히 공태준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단 한마디로 권하윤이 내기에서 이겨야겠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으니.

하지만 지난날의 경험이 말해주건대 공태준과 내기를 하면 지든 이기든 모두 그 꾀에 넘어가는 셈이 된다.

때문에 권하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

“그럼 내가 지면?”

“같아요. 제가 질문 하나 하면 윤이 씨가 답해요. 하지만 답하지 않아도 돼요.”

권하윤은 공태준의 신사다운 이런 모습이 싫고 짜증 났다.

“그럼 불공평하잖아.”

순간 잡을 수 없는 작은 미소가 공태준의 입가에 피었다 사라졌다.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건데 불공평할 게 뭐 있어요?”

어찌 됐든 밑지는 장사는 아닌지라 권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몇 마디 대화 덕에 얼어붙었던 두 사람의 분위기가 조금은 풀어졌다.

어둠은 빛을 뒤덮은 동시에 두 사람에게 고요함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을 때 공태준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민 사장 쪽 사람이 오면 따라갈 거예요?”

“…….”

권하윤은 공태준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기에 눈을 감고 잠자는 척 연기했다.

다행히 공태준도 계속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물음은 권하윤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만약 민도준이 자기를 포기하지 않고 여기를 찾아오면 따라가야 하나?

감정만 따진다면 권하윤은 민도준이 좋다. 결혼하고 싶고 함께 오래 있고 싶다.

하지만 결혼식 전날 밤 민도준이 했던 앞으로 자기만 봐야 한다는 말만 떠올리면 권하윤은 몸이 떨렸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권하윤은 마치 감옥에 압송되어 가는 죄수 같았다.

그런 무형의 감금은 아마 권하윤의 남은 인생 따라다닐 수 있다. 권하윤이 민도준과 함께 돌아간다면 앞으로 선택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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