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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정말 역겨워

그 시각, 차 안.

운전석에 앉은 민도준은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는 담배를 피우며 기다렸다.

최수인이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아직 출발하지 않은 민도준의 차를 보자 얼른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공태준이 리조트로 가고 있다는 거 알아냈잖아. 그런데 왜 따라잡지 않아?”

그 말에 민도준이 최수인을 힐끗 바라봤다.

“내가 조사하지 않으면 이런 함정을 파느라 수고한 공태준의 노력을 저버리는 거잖아.”

그러던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최수인은 귀를 세우고 민도준과 전화 건너편 사람의 대화를 엿듣다가 대충 전용기와 항로라는 단어를 어렴풋이 들었다.

그제야 최수인은 차가 리조트로 향하고 있다는 건 그저 함정이라는 걸 알아챘다.

경성은 민도준의 구역이나 마찬가지기에 공태준이 권하윤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지 않은 이상 민도준이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다.

때문에 경성 바닥을 빨리 뜨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렇기에 민도준이 전용기를 막는 건 그 근원을 잘라버리는 거나 다름없다.

‘쯧쯧, 역시 대단해. 고단수야!’

그렇게 속으로 감탄하는 사이, 전화를 끊은 민도준이 핸드폰을 뒤로 던져버리고는 엑셀을 밟아버리는 바람에 최수인은 앞에 코를 박고 말았다.

그 시각,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던 차가 한번 흔들리는 바람에 쓰러져 있던 사람은 순간 정신을 번쩍 차렸다.

권하윤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웬 남자의 다리를 베고 누워 있었다. 심지어 그 남자는 권하윤의 머리 뒤에 손을 받쳐 권하윤이 더 편히 잘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렵사리 정신을 차리며 일어난 순간 공태준의 얼굴이 점점 선명하게 보였다.

“머리 아파요? 물 마실래요?”

약 기운이 아직 남아 있어 그런지 권하윤은 일어나 앉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어지러웠다. 하지만 부축하려고 내민 공태준의 손을 고민도 없이 뿌리쳐 버렸다.

정신이 아무리 흐릿하다고 해도 권하윤의 눈에 드리운 혐오감은 선명하기만 했다.

“공태준, 당신 참 역겨워.”

공태준은 눈을 반쯤 내리깔았다.

“미안해요. 난 그저 윤이 씨에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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