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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대란이 일어나다

신부 대기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잇따라 경호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하윤 씨,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2층으로 가시죠.”

“알겠어요.”

권하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드레스가 너무 크고 무거운 탓에 살짝 버거워 보이자 은찬이 얼른 다가와 부축했다.

이윽고 훤히 드러난 권하윤의 어깨를 보고는 코트 하나를 챙겨 권하윤에게 걸쳐주었다.

“조심해요.”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권하윤은 혼자서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했다. 심지어 길게 늘어진 드레스 끝자락 때문에 사람이 발 디딜 공간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이에 경호원이 안으로 발을 디딘 순간 권하윤은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탔다가 제 드레스가 더러워지면 어떡해요? 다음 차례를 기다려요.”

권하윤의 말에 경호원들이 난감한 듯 머뭇거렸고 그걸 눈치챈 은찬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말을 보태며 겁을 주었다.

“이거 절대 작은 일 아니에요. 드레스가 더러워지면 민 사장님이 댁들 가죽을 벗길 수도 있다고요.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도 곧 올라올 테니 그거 타고 내려와요. 제가 먼저 하윤 씨와 함께 내려갈 테니까.”

몇 초 차이 나지 않는 데다 별로 멀리 떨어진 거리도 아닌 옆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기에 경호원들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 덕에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고 권하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옆을 바라봤다. 이 시각, 엘리베이터에는 권하윤과 은찬이 둘뿐이었다.

하지만 은찬이 옆에 있든 말든 권하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에는 공태준이 자기 말대로 5층에서 기다릴지에 관한 생각뿐이었으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권하윤은 권희연에게 준 쪽지에는 그저 [공태준한테 5층에서 만나자고 전해줘요]라는 한마디밖에 적지 않았었다.

목적은 민도준이 지금 자기를 의심한다는 걸 공태준에게 알려주어 민도준이 자기 가족을 찾지 못하게 부탁하기 위해서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치면 결혼식이 끝난 뒤 권하윤은 별장에 갇힌 채 외부와 단절될 테니까.

은찬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권하윤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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