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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신혼

결혼식 전날, 권하윤은 여전히 혼자 지냈다.

분명 즐거운 분위기여야 할 별장은 오히려 한산하고 고요했다. 심지어 어찌나 조용한지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였다.

이런 상황 때문에 권하윤은 결혼식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었다.

분명 주인공인데 무시당하는 느낌이었으니까.

점심을 먹은 뒤 권하윤은 적적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자기 의견을 피력했다.

“나 도준 씨한테 전화하고 싶은데. 그래도 돼?”

그건 은찬도 결정권이 없는지라 다른 사람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한참 뒤 고개를 숙이고 돌아온 은찬을 보자 권하윤은 어느 정도 답을 짐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체념할 수 없었다.

“안 된대?”

“네…….”

은찬은 약 2초간 머뭇거리다가 이내 활짝 웃었다.

“에이, 어느 신랑 신부가 신혼 전날 같이 자는 게 있어요? 옛말에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면 신혼보다 더 행복하다고들 그러잖아요. 그러면 신혼 첫날밤에 마른 장작에 불붙듯 막 타오를 거 아니에요…….”

“됐어.”

권하윤은 은찬의 말에 부끄러웠는지 일부러 화를 내는 척했다.

“계속 헛소리하면 이번 달 보너스는 받을 생각도 마.”

“누나, 미안해요. 화내지 마요. 저 다시는 안 그럴게요.”

은찬은 올해 17살이라 동생 이시영과 비슷한 나이다. 때문에 권하윤은 은찬을 볼 때마다 자기 동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솔직히 진짜 화를 내지도 못한다. 당연히 방금 한 말도 농담이고.

하지만 마음속에 남아 있는 불안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만 가 사람을 괴롭혔다.

오후, 답답한 침실 공기 때문에 권하윤은 창문을 열어 놓고 바람을 쐬었다.

권하윤도 민도준이 바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자기한테 말 몇 마디 할 시간조차 없는지 그게 의문이었다.

‘내일이 결혼식인데 결혼식에서 봐야 하나?’

‘결혼식은…… 무사히 끝나려나?’

권하윤은 생각할수록 불안했다. 전에는 민도준의 심기를 건드렸다 해도 권하윤이 애교만 부리고 잘못을 인정하면 민도준이 권하윤을 방치해두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어제 분명 멀쩡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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