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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도준의 기다림

웃음꽃이 피는 가족들의 대화 속에서 오직 하윤만은 계속 침묵을 유지했다.

분명 지난 일주일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틀만 지나면 도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시간이 유독 늦게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연습을 할 때마저 하윤은 계속 시계를 보며 겨우 오전을 버텼다.

그 때문에 수연은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하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선배, 혹시 오늘 저녁 데이트라도 해요? 왜 그렇게 시계에서 눈을 못 떼요?”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배가 고파서 그랬어.”

하윤은 대충 얼버무렸다.

하지만 수연은 마치 알고 있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헤헤, 남편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아니야.”

“못 믿겠는데요?”

수연인 아니라 솔직히 하윤 본인도 믿지 못했다.

도준이 보고 싶은 게 맞았으니까...

이런 느낌이 들다는 게 부끄러웠지만 정말 보고 싶었다.

분명 수천수백 가지 이유를 대며 이 기회에 거리를 둬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도준의 품이 그립고 장난기 섞인 그의 목소리가 그리운 건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하루를 버틴 하윤은 집에 돌아갈 때는 아예 앞에서 걷고 있는 승우와 부딪힐뻔했다.

승우는 얼른 하윤을 부축했다.

“괜찮아?”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윤은 바이올린을 등에 메고 있는 승우를 보더니 놀란 듯 물었다.

“오빠가 어떻게... 어디 가는 거야?”

승우는 싱긋 웃었다.

“나 바이올린 선생님 자리 구했어. 내일부터 출근할 거야.”

하윤을 한참 동안 입을 뻐끔거렸지만 축하해야 할지 아쉬워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분명 전도유망한 천대 바이올리니스트였는데, 이제는 무대 뒤로 물러나게 되었으니.

승우는 하윤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됐어, 여기 서 있지 말고 얼른 집에 가서 어머니가 무슨 음식 만들었는지 보자.”

양현숙은 승우와 하윤이 즐겨 먹는 반찬 몇을 준비하고 시영이 좋아하는 작은 케익도 만들었다.

그중 한 케익이 유난히 큰 탓에 시영과 하윤은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렸지만, 시영은 하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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