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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보고 싶어서

또다시 쾌락에 홀려버릴까 봐 하윤은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뭐 하는 거예요?”

도준은 저에게 밀려 문에 바싹 붙은 여인을 빤히 바라봤다. 발그스름해진 양 볼과, 놀란 듯 커진 두 눈, 비단결 같은 머리칼은 어느덧 헝클어져 허둥대는 주인처럼 여기저기 삐죽 튀어나왔다.

손을 들어 하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자 자취를 감추고 있던 진주 귀걸이가 흔들거리며 제 존재를 드러냈다. 마치 주인의 곤란함을 눈치채지 못한 듯이.

“일부러 꾸민 거야?”

그 말에 하윤은 빨갛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홱 돌렸다.

“엄마가 꾸미라고 한 거예요.”

“아.”

말끝을 길게 늘어뜨리며 도준은 나른하게 말했다.

“그럼 나중에 장모님하테 고맙다고 전해줘.”

도준은 아까와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마치 지난 일주일간 거리를 둔 적 없다는 듯 또다시 장난기 섞인 말을 해대며 하윤의 반응을 살폈다.

여유 넘치는 도준의 태도에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는 하윤의 모습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하윤은 여전히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이거 놔요.”

도준이 너무 꽉 조여 안지 않은 탓에 하윤은 도준의 품에서 마구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도망갈 수는 없었다.

하윤이 화를 내기 전에 도준은 그녀를 제 품에 꼭 안으며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안고 있다 놓아줄게.”

꼭 붙은 몸 때문에 도준의 욕망이 확연히 느껴지자 하윤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한창 끌어안고 있자 달아오르는 열기가 점점 사방으로 퍼졌고 하윤을 안고 있는 팔에는 점점 힘이 실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하윤은 손을 그러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젯밤, 왜 왔어요?”

“보고 싶어서.”

별거 아니라는 듯 가벼운 말투에서 진지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다.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보고 싶다면서 내가 나오자마자 도망을 쳐?’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마요.”

도준은 피식 웃으며 도준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왜 그렇게 성깔을 부려? 사실을 말해도 화내고 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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