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80화 뛰어내릴 수 있으면 뛰어내려

양현숙의 경악과 실망 섞인 눈빛이 자꾸만 떠올라 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도준의 차를 빙 돌아 밖으로 걸어 나갔다.

하윤의 배척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성과 감성의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에 가까웠던 것 같다. 말로는 다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눈빛에는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그녀는 마음속에서부터 도준을 배척하고 있다. 심지어 그의 존재마저 배척하고 있다.

그걸 인지한 도준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차 문을 열고 긴 다리로 몇 걸음 성큼성큼 걸어가자 곧바로 하윤을 따라잡았다.

“이 시간에 택시 안 잡혀. 타.”

도준에게 붙잡힌 순간 하윤은 미친 듯이 그를 두들겨 팼다.

“놔요, 건드리지 마요!”

심지어 행인들마저 그 광경에 잇달아 눈빛을 보냈다.

다만 사람을 압도하는 도준의 기세에 눌려 앞으로 다가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한 여자아이가 용기 내어 다가가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말했다.

“저기 혹시 도움 필요해요? 이 사람 아세요?”

한 사람이 입을 열자 군고구마를 파는 할아버지도 따라나섰다.

“그래요, 당신 그 처자 알아요?”

“이 사람 제 마누랍니다. 아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 말에 할아버지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소녀는 여전히 정의롭게 나섰다.

“아내라 해도 상대방 의견을 무시한 채 강요하면 안 되죠. 언니, 경찰에 신고해 드릴까요?”

“...”

주변에 사람이 몰려들자 도준은 하윤을 옆구리에 둘러메고 차 안으로 던져버리고는 엑셀을 밟으며 곧장 그 자리를 떠났다.

오후 내내 울어 눈이 팅팅 부은 하윤은 도준을 차갑게 쏘아봤다.

“제가 차에서 뛰어내리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요? 내려줘요!”

도준도 더 이상 인내심이 없어진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뛰어내릴 수 있으면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지면 내가 마침 쇠사슬로 묶어 집에 가둘 수 있게. 그 상태에서 어떻게 도망가는지 두고 보다고.”

하윤은 순간 얼어붙어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저를 가둬놓고 싶어요?”

“내가 자기를 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