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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지?

승우가 평소 즐겨 입던 흰 셔츠를 꺼내던 하윤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응, 당연하지. 옷장 문 안 열면 옷 어떻게 챙겨?”

“필요 없어. 내가 집에 돌아가서 갈아입을 테니까 챙겨올 필요 없어.”

“어? 나 병원 가는 김에 챙겨가는 거야. 옷도 이미 다 찾았어.”

“필요 없다니까! 옷장 건드리지 마!”

갑자기 터져 나온 성난 말투에 하윤은 손을 멈췄다.

어릴 때부터 제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주던 오빠였는데. 옷장이 아니라 오래 공을 들여 키운 게임 캐릭터를 달라고 해도 선뜻 주고, 핸드폰마저 바꿔 사용하던 오빠였는데 옷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너무 수상했다.

“오빠, 옷장에 손 좀 댄 거로 왜 그래?”

그제야 승우도 자기가 너무 흥분했다는 걸 발견했다. 하지만 침착할 수 없는 상황에 심호흡을 몇 번 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이 나 대신 옷 골라주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 너 얼른 병원에 와. 내가 직접 돌아가서 갈아 입을게.”

승우는 본인이 애원하는 말투로 말하고 있다는 것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오빠의 뜬금없는 태도에 의아했지만, 하윤은 끝내 승우의 말에 따랐다.

“그럼 안 챙겨간다?”

그제야 승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른 와.”

“응,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하윤은 승우의 옷을 다시 제 자리에 걸어 두었다.

하지만 문을 닫기 전 안쪽을 살펴보니 오빠의 그런 태도가 더 이해되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상자잖아,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지?’

...

하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양현숙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때 하윤을 본 승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윤아...”

승우의 눈빛은 평온하고 여유롭던 평소와 달리 조급함과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

“너 괜찮지?

“괜찮지 그럼,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

하윤은 어리둥절한 듯 대답하고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오빠 오늘 되게 이상한 거 알아? 대체 왜 그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윤의 모습에 승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싱긋 웃었다.

“미안해, 어제 잠을 설쳐서 조금 예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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