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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사탕 선물

“지금...”

이제 막 어디 있냐고 물으려던 하윤은 두 사람의 현재 관계를 떠올리자 곧바로 말을 바꾸었다.

“1년 동안 안 만날 거라면서요?”

떠들썩한 소리 속, 남자의 목소리는 나른하고 느긋했다.

“만난 건 아니지, 우연히 마주친 거지.”

도준의 말투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뻔뻔했다. 심지어 룰을 어긴 것에 대한 미안함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하윤은 그런 도준을 보며 참지 못한 듯 물었다.

“극단 앞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난 거라고요?”

“응.”

“...”

더 말해봤자 입만 아플 거라는 생각에 하윤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나한테 볼 일 없을 테니 전화 끊을게요.”

“잠깐만.”

도준은 사람들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작은 머리통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주인공으로 뽑히면 사탕 주겠다고 했잖아.”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사탕 안 먹어요.”

“다 큰 어른인거 알아. 어른이 먹는 사탕이야.”

“지금 그걸...”

‘그걸 말이라고 하냐’고 따지려는 순간, 안내음이 울렸다.

“다음 역은 의성입니다. 내리실 분들은 미리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하윤도 내릴 준비를 해야 했다.

아직 집에서 저를 기다릴 엄마를 생각하자 하윤은 다시 입을 꾹 다물고는 인파를 따라 입구로 향했다.

그때, 누군가 시간에 쫓기는 듯 급히 지나가면서 밀치는 바람에 하윤은 몸을 비틀거렸고, 때마침 뒤에서 남자가 손을 뻗어 하윤을 받쳐주었다.

익숙한 품이 등에서 선명하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도준인 걸 알 수 있었다.

다음 순간, 남자의 손은 기회라도 엿보는 듯 점점 노골적으로 하윤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제 품에 가두었다.

이윽고 뜨거운 숨결이 귀에서 느껴지며 귓바퀴를 훑었고, 도준의 손길이 맞닿은 피부를 통해 전해지면서 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제야 하윤은 흠칫 놀라 버둥댔다.

“이거 와요.”

“너무 붐벼서 그럴 수 없어.”

도준은 하윤의 어깨에 나른하게 기대어 그녀의 머리에 코를 박았다.

“나 제대로 서지 못해서 그러는데, 좀 기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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