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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우연한 만남

저녁 9시, 민혁은 도준을 배웅하러 공항으로 향했다.

최근 민씨 집안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민시영 혼자서는 놈들을 상대하지 못해 도준이 직접 나서야 했다.

그때 민혁이 도준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저기, 도준 형, 걱정하지 마. 내가 하윤 씨 주위에 수컷은 아무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잘 감시할게. 모기라도 수놈이면 바로 죽여버릴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혁의 핸드폰이 반짝이더니, 위에 [하윤 씨]라는 세 글자가 떴다.

그것도 이렇게 늦은 야밤에 말이다.

도준은 그 순간 민혁을 빤히 바라봤다.

“모기라도 수놈이면 어쩌겠다고?”

민혁은 몸을 흠칫 떨며 울상을 지었다.

‘하윤 씨, 전화를 해도 왜 하필 지금 하세요?’

그러다가 속으로 울부짖으며 전화를 받았다.

“네, 하윤 시.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시간을 확인하니 밤 9시가 넘었다. 그제야 하윤은 미안한 듯 말을 꺼냈다.

“혹시 지금 예기하기 어렵나요? 그럼 내일 다시 얘기해요.”

“아니요. 지금 말하셔도 돼요.”

이 상황에 확실히 얘기하지 않으면 민혁은 오늘부로 가을과 연인 관계를 쫑내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민혁의 그런 마음을 알 리 없는 하윤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혹시 내일 만날 수 있어요? 지금이라도 괜찮다면 제가 찾아 갈게요.”

민혁은 순간 식은땀이 흘러 감히 옆으로 시선을 도리지도 못했다.

“저... 저는 무슨 일로...”

“도준 씨 물건 돌려주고 싶은데, 대신 부탁하려고요.”

그 말에 민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일 때문에 전화한 거였구나. 놀랐잖아요.”

민혁의 말에서 하윤은 곧바로 뭔가 눈치챘다.

“혹시 지금 같이 있어요?”

“어, 네. 지금 옆에 있는데...”

민혁이 우물쭈물 말하는 사이, 도준이 어느새 그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왔다.

“선물이니까 마음에 안 들면 갖다 버려.”

“...”

전화를 끊은 하윤은 짜증 나는 듯 핸드폰을 내팽개 치고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됐어,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떠날 건데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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