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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이어질 수 없는 운명

창가 쪽 자리에 앉은 탓에 하윤은 제 쪽으로 바싹 다가오는 도준을 피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다 고개만 살짝 숙이면 입술이 닿을 위치까지 가까워지자 무의식적으로 눈을 꼭 감았다.

그 순간 위쪽에서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자기야, 여기 밖인데, 키스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눈 떠.”

하윤은 그제야 자기가 당했다는 걸 눈치채고 버럭 소리쳤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1년 동안 안 볼 거라고 약속했으면서 나 갖고 장난 친 거예요?”

하윤이 조금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이자 도준은 왠지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에 하윤의 잔머리를 정리해 주면서 목소리를 한껏 낮추었다.

“자기가 이번에 해외로 가면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나는데, 배웅해 주는 것도 허락 안 할 거야?”

곧이어 도준은 긴 손가락으로 하윤의 코를 꼭 집었다.

“몇 시간도 안 돼? 왜 이렇게 인색해졌어?”

점점 쌓여가던 하윤의 분노는 도준의 몇 마디에 모두 꺼져버렸다. 심지어 솜을 내리친 것처럼 허무하기까지 했다.

제 인생을 통제하고, 부속물처럼 생각하던 도준이 지금은 오히려 모든 걸 맞춰주며 기회만 엿보고 있으니.

남을 무시하고 제멋대로만 하는 도준에게 익숙해진 하윤은 처음 겪는 도준의 모습에 어쩔 줄 몰랐다.

한참 동안 말이 없는 하윤을 보자 도준은 피식 웃으며 어르고 달랬다.

“지금까지 자기만 조건 내걸었잖아. 이번엔 내가 부탁해도 돼?”

그 말에 하윤은 순간 경계했다.

“뭔데요?”

“간단해.”

도준은 하윤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돌돌 말며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

“계속 지금처럼 본인을 가두고 있어, 담장 밖으로 나갈 생각 하지 말고.”

하윤은 잠깐 멍해 있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무슨 헛소리예요?”

이제 막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도준은 하윤의 턱을 잡아 제 쪽으로 돌리더니 엄지 손가락으로 하윤의 입가를 문질렀다.

“바람 피우지 마. 그랬다간 상대를 죽여버릴 지도 모르니까.”

도준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말투는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잠깐 생각하던 하윤이 입을 열었다.

“지금 임우진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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