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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1년은 너무 길어

이미 두 사람의 결말을 예상해서인지, 아니면 도준의 분위기에 휩싸여서인지 하윤은 점점 달아오르는 몸으로 도준에게 매달려 그와 뜨거운 입맞춤을 나눴다.

심지어 침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현관 벽에 밀쳐진 채로 도준과 서로의 호흡을 나눴다.

도준은 하윤의 목덜미에 울긋불긋한 꽃을 새기며 당장이라도 그녀를 제 품에 녹일 것처럼 굴었다.

그러다 문뜩 거친 숨소리를 낸 순간, 흐리멍덩해 있던 하윤은 정신이 돌아왔는지 뒤늦게 몸부림쳤다.

“여기서 싫어요... 침실에 들어가서...”

도준은 하윤과 입술을 맞댄 채로 피식 웃었다.

“나 지금 들어가고 있잖아.”

“...”

긴긴 밤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침실 안에서 들리는 야릇한 소리는 방 안 공기마저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벽에 걸려진 벽시계에 뿌연 수증기가 한층 뒤덮였고, 분침과 초침은 헤어지기 싫은 것처럼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앞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덧 새벽 5시가 되었을 때.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는지 모르는 하윤은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고는 미처 치지 못한 커튼을 멍하니 바라봤다.

“날이 밝았네...”

낮게 중얼거리는 하윤의 뒤에서 도준은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어깨에 입맞췄다.

“저 샤워할래요.”

하윤이 피곤한 듯 버둥거리며 이제 막 움직이려 할 때, 도준의 팔이 하윤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제 품에 다시 내리 눌렀다.

땀 맺힌 도준의 가슴과 하윤의 등이 꼭 붙는 순간 질척거리고 뜨거운 공기가 얼굴을 확 덮쳤다.

“이따가 씻어.”

도준의 욕망이 고스란히 느껴지자 하윤은 흠칫 몸을 움츠렸다.

“저 병원 가야 해요.”

도준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하윤의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아직 해도 안 떴어.”

다시 창밖을 보니, 이제야 겨우 하늘이 밝아지더니 태양이 점점 구름을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아침이 밝아오는 시각, 꼭 끌어안은 남녀.

분명 로맨틱하고 따뜻해야 할 장면이지만 왠지 쓸쓸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6시반,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7시에 머리를 말리고 마지막 옷을 가방에 넣은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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