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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형부 자격

살짝 눈을 찌푸린 하윤은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

“데려다주는 사람 있으면 우리도 더 빨리 먹을 수 있잖아, 안 그래?”

그제야 시영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네.”

...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길, 하윤은 시영과 함께 뒷좌석에 자리했다. 그사이 시영은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쉴 새 없이 재잘댔지만 하윤은 자꾸만 넋을 잃은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심지어 식사 자리에서도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입을 꾹 다문 채 시영을 도와 스테이크를 자르는가 하면 피자를 나눠 주기만 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난 뒤, 시영은 입에 포크를 문 채로 물었다.

“나 배불러. 엄마랑 오빠는 식사했어? 조금 싸갈까?”

하윤은 순간 손을 멈칫했다.

“오빠는 엄마랑 같이 친척 집에 내려갔어. 거기서 며칠 있다가 온대.”

“뭐?”

시영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하필 지금인데? 나한테 미리 말도 안 하고.”

하윤은 싱긋 웃었다.

“당연히 너도 가겠다고 떼쓸까 봐 말 안 했지.”

“흥, 누가 떼쓴다고.”

시영이 화장실에 간 사이, 도준이 손을 뻗어오자 하윤은 반사적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도준은 여전히 하윤의 입가에 묻어 있는 소스를 닦아주더니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거짓말하면서 눈도 깜빡하지 않네?”

“저처럼 변변치 않은 사람은 원래 다 이래요.”

하윤의 자조적인 한 마디에 도준은 미간을 좁혔다. 이제 막 뭐라 하려는 찰나 시영이 오는 바람에, 도준은 말을 삼킨 채 두 사람을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집 문 앞에 도착한 하윤은 시영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제 막 걸음을 뗀 순간 팔을 붙잡혔다.

남자의 커다란 손은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드리워 오는 도준의 눈빛은 무섭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시영이 언짢은 듯 끼어들었다.

“무슨 자격으로 우리 언니를 잡고 놔주지 않는데요?”

도준은 시영을 흘끗 바라봤다.

“네 형부 자격으로.”

“...”

너무 맞는 말이라 시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때 시영 앞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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