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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1년 동안 보지 말아요

도준은 하윤의 가느다란 목을 움켜쥐고는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훑어 내렸다.

한때 그는 이 양심도 없는 여자를 몇 번이나 목 졸라 죽이고 싶었는지 모른다.

다시는 그런 감언이설을 하지 못하도록, 제 곁에서 도망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함께 지내면서 그런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매번 하윤이 마음대로, 심지어는 제 머리 꼭대기에 기어올라 심기를 거슬러도 끝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이거라고? 내 마음을 짓밟고 도망치겠다? 하, 차라리 목 조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분노가 휘몰아쳐 잔인함이 점점 깨어나고 있었다. 늘 내비치던 태도에 오히려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도준은 지금까지 좋은 사람이었던 적이 없다.

도준이 육식을 즐기는 사자라면, 하윤은 풀을 먹는 토끼다. 사자가 토끼 때문에 그동안 입에 맞지도 않는 풀을 같이 먹어줬는데, 토끼가 겁먹고 도망간다면, 계속 풀을 먹을 의미가 있을까?

다음순간 도준은 손을 점점 움켜쥐었다. 가는 목선으로 느껴지는 맥박이 위험을 감지하기라도 한 것처럼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예전이었다면 이러한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짓던 하윤은 마치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스르르 눈을 감았다. 심지어 해이해진 표정이었다.

몸부림치지도, 버둥대지도 않고 마치 죽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꽉 조인 목구멍 때문에 점점 숨이 막혀 얼굴이 점점 붉어지다가...

점점 호흡이 곤란할 때쯤, 도준이 갑자기 손을 풀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로 흘러드는 순간, 하윤은 연속으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콜록콜록...”

폐가 찢어질 것처럼 머리를 숙이고 한창 기침을 하고 있을 때, 위쪽에서 기분을 읽을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어도 내 곁에 있기 싫다 이건가?”

하윤은 눈가에 맺힌 생리적인 눈물을 닦고는 고개를 들었다. 물기를 머금은 하윤의 눈은 여느 때보다 더 맑고 깨끗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은 죽은 듯 고요했다.

“내가 죽어야 모두한테 떳떳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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