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9화 다시는 얼굴에 먹칠하지 않을게요

소씨 집안.

잠에서 깬 양다인이 계단을 내려가려 할 때, 어두운 표정의 소 노인과 소예준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양다인은 예준을 힐끗 쳐다보고는 속으로 몰래 비웃기 시작했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소 노인은 분명 예준을 혼내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양다인이 느릿느릿하게 계단을 내려오자, 인기척을 들은 소 노인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당장 내려오지 못해?”

소 노인의 호통에 양다인의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할아버지, 지금 저한테 하신 말씀이세요?”

“그럼 우리가 지금 누굴 기다린다고 생각하는 거냐?”

소 노인의 성난 목소리에 양다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에, 불안한 마음을 애써 다독이며 소 노인 곁으로 다가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소 노인은 곁에 있던 사진을 집어 들어 양다인 몸에 힘껏 내던졌다.

사진이 흩어지며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화면들이 눈에 들어왔고, 사진 속에 있던 사람도 다름 아닌 양다인이었다.

양다인은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온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이번엔 또 무슨 낯짝으로 변명할 거야?”

소 노인은 잔뜩 화난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회사가 개업하자마자 너의 더러운 사생활을 회사 직원들이 다 알아 버렸어!”

양다인은 소 노인의 욕을 고스란히 들으면서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불현듯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양다인은 고개를 번쩍 쳐들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소예준을 노려보았다.

“오빠야? 오빠가 할아버지한테 얘기한 거야?”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소 노인은 양다인이 모든 일을 예준한테로 떠넘기려는 것을 보고, 손에 들린 지팡이로 양다인의 등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아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고통이 엄습하자 양다인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고, 예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양다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께서 아침부터 알고 계셨더라고, 내가 얘기한 거 아니야.”

양다인은 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