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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나한테 강요하지 마

하영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유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내 어머니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유준의 말에 하영은 깜짝 놀랐다.

“어머니라니?”

말을 마친 하영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려 백지영 쪽을 바라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정유준의 눈매는 백지영과 똑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동안 내가 정유준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던 거야?’

정유준의 짙은 눈동자가 날카로워지기 시작했고, 더없이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강하영, 어디 설명 좀 해 봐!”

정유준의 악랄한 태도에 하영은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설명? 당신이 어머니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했으면서 나한테서 설명을 바라는 거예요? 사람을 찾는다는 전단지는 돌렸어요? 아니면 나한테 어머니를 찾고 있다고 얘기한 적 있어요? 지영 언니는 내가 길에서 데려왔어요! 그때 신발도 제대로 갖춰 신지 않아서 발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고요! 정유준 씨가 무능해서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으면 왜 나한테서 설명을 바라는 거죠?”

곁에 있던 지영은 하영의 화난 목소리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가 정유준을 발견하고는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일분간 생각에 잠겨 있던 지영은 그제야 정유준이 자기 아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서둘러 하영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하영 씨, 화내지 말아요. 여기는 내 아들이에요.”

“…….”

하영의 설명에 정유준의 화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생각해 보니 하영의 말이 맞았다. 어머니 사진을 한 번도 공개한 적도 없고, 다른 사람한테 어머니를 찾고 있다고 얘기한 적이 없었으니 하영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녀가 자기 서랍을 뒤져본 것이 아니라면.

유준은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거두었다.

“미안!”

유준은 하영에게 사과하고 다시 백지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 혼자서 돌아다니시면 안 되잖아요.”

지영은 불쾌한 눈빛으로 정유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비록 내 아들이긴 하지만, 우리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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