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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더러워졌어요

“애가 돈이 많은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유국진은 조금 어이가 없었고, 미정은 그런 국진을 흘겼다.

“우리랑 상관은 없지만, 저 옷이랑 모자를 우리 딸한테 입힐 수도 있잖아요! 그럼 얼마나 폼나겠어요?”

유국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맞는 말이네.”

“게다가 저 녀석은 조금 멍청해 보이는 것 같으니까, 우리가 데리고 나가 놀면서 밥값을 계산하게 하면 밥값을 절약하게 되잖아요.”

“역시 우리 여보가 제일 똑똑하다니까.”

“당연하죠! 주말에 우리 저 애를 데리고 나가 놀아요!”

“그래, 당신 말대로 하자.”

“엄마, 나 왔으니까 나와서 좀 도와줘!”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우던 도중에 문밖에서 강백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부가 얼른 맞이하러 나갔다가, 보기만 해도 멋있어 보이는 검은 차가 문 앞에 세워져 있자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그때 강백만이 차 뒤쪽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엄마, 뭐 하고 있어? 내가 새로 뽑은 차야.”

강미정은 깜짝 놀라 앞으로 다가가며, 차를 만져보고 싶었지만 차마 손을 대지 못했다.

“이 차 얼마짜리야?”

“몇억밖에 안 돼. 어때? 멋있지?”

“우리 아들 출세했네! 이렇게 비싼 차를 다 사다니!”

강미정도 흥분에 휩싸였다.

“대체 무슨 돈으로 산 거야?”

강백만은 엄지로 자기 얼굴을 가리켰다.

“이 얼굴만 있으면 누가 감히 돈을 내놓으라고 하겠어?”

자뻑에 심취한 강백만의 턱은 곧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이때 하영은 현관문에 기대어 강씨네 식구들의 구역질 나는 얼굴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인간들은 정말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나 보네.’

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트럭 한 대가 나타나더니 하영의 집 앞에 멈춰 섰다.

트럭에는 진흙투성이 감자와 고구마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봐!”

강백만은 트럭을 향해 소리쳤다.

“물건들은 우리 집으로 옮기면 돼! 공간이 매우 넓으니까!”

하영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지금 저 물건들을 전부 별장에 두겠다고?’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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