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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내가 알아볼게

하영은 망연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봤다.

‘정확히 내일 오후 몇 시인지 얘기해 주지 않았잖아…….’

이미 잠에서 깬 하영은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강씨네 식구들 때문에 엉망이 된 거실이 눈에 들어오자 하영은 머리를 꾹꾹 누르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 문을 열기도 전에 어디선가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냄새가 풍겨 왔고, 그녀가 주방 문을 활짝 열었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멍해지고 말았다.

주방엔 닭 8마리가 갇혀 있었다.

바닥엔 온통 닭똥으로 가득했고, 닭들이 가스레인지 위로 마구 뛰어올라가 새하얀 가스레인지는 어느새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변했다.

손잡이를 꽉 잡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뒤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아직 시기가 이른 것만 아니면 저런 인간들이 집에서 행패를 부리도록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하영은 주방 문을 닫아 버리고 2층에 올라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제 계획을 시작해야겠어.’

7시 30분.

하영은 세 녀석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세희는 아직도 졸린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머리를 흔들며 응석을 부리기 시작했다.

“엄마, 어젯밤 배탈 때문에 늦게 잠들었는데, 좀 더 자고 싶어요…….”

세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세준과 희민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엄마, 저도 배탈 났어요.”

“엄마, 저도…….”

그러자 하영이 걱정하며 묻기 시작했다.

“심각한 거야? 엄마랑 같이 병원에 갈까?”

그러자 세 녀석들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고, 세준이 입을 열었다.

“엄마, 우리는 걱정 안 해도 돼요. 유산균을 먹으니 많이 좋아졌으니까, 출근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집에서 하루만 쉬면 괜찮을 것 같아요.”

하영은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정말 괜찮겠어?”

“그럼요. 우리끼리 늘 집에 있었잖아요. 아래층에 경호원 아저씨들도 있는데요 뭘.”

“그래, 그럼 무슨 일 있으면 꼭 엄마한테 전화해. 먹을 건 엄마가 집으로 배달시켜 줄게.”

“엄마, 제가 난원에 있는 도우미 아줌마한테 부탁해도 돼요.”

하영이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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