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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짜증 나게 하지 마세요

정유준이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하영의 집에 얹혀사는 그 성가신 친척이지.”

“지난번에 레스토랑에서 봤던 그 인간들?”

유준의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에 웃음기가 스쳤다.

“맞아. 두 사람이랑 가깝게 지냈으면서 가서 도와주지 않아?”

현욱은 갑자기 그 말이 듣기 싫었다.

“너는 왜 안 가?”

사이를 따지고 보면 유준과 하영이의 오랜 감정이 자신과 우인나보다 깊었으면 깊었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오늘 오후 우인나 발길에 하마터면 고자가 될 뻔하지 않았는가?

정유준은 술잔을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내가 그래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표인데, 어떻게 여자랑 싸우겠어?”

‘이제서야 자기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예전에 타락해서 5년 동안 강하영을 찾아다닐 때는 몰랐나 봐?’

현욱은 유준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너는 여자랑 싸울 수 없는데, 나는 괜찮다는 말이야?”

유준이 그런 현욱을 힐끗 쳐다봤다.

“그래도 너는 여자들이랑 친하게 지냈으니까, 여자의 약점을 가장 잘 알잖아.”

“지금 그거 칭찬이야?”

현욱의 잘생긴 얼굴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고, 잠시 뒤에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됐어, 말 돌리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설득이 안 되면, 무력을 행사해야지. 정말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손을 써도 돼. 나머진 내가 다 책임져 줄게.”

“아니, 지금 나더러 여자랑 싸우라는 거야? 정유준,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네 아버지 쪽에…….”

유준이 느릿한 동작으로 술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는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지금 당장 갈게!”

현욱이 급히 아크로빌로 도착했을 때, 인나와 하영이 마침 별장을 나서고 있었다.

하영은 갑자기 나타난 현욱을 보며 의외라는 표정으로 인나에게 물었다.

“현욱 씨가 너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인나도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얘기한 적 없는데, 어떻게 찾아왔는지 누가 알아?”

현욱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 얼른 차에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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