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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역경 속에서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다

민도준은 권하윤이 불안한 듯 헐떡이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면서 그녀가 놀라지 않기를 기도했다.

이윽고 엄지 손가락으로 하윤의 손바닥을 쓸며 위로를 보냈다.

하지만 이미 정서에 젖어 있던 하윤은 도준이 자기와 작별하는 줄 알고 곁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상관하지 않은 채 도준의 품에 파고들었다.

“미안해요, 다 저 때문이에요.”

도준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하윤을 품에서 끄집어내려고 할 때, 하윤이 고개를 쳐들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도준을 바라봤다.

“걱정하지 말아요. 도준 씨한테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저 기다릴게요. 도준 씨가 죽으면 같이 죽을게요.”

‘듣기는 좋은데 시기가 좀 안 맞네.’

하윤의 이런 행동은 오히려 적의 기세를 북돋아주고 자기의 위엄을 떨어트리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뭐라 꾸짖으려고 했지만 도준은 하윤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이내 말머리를 틀었다.

“음? 나를 따라 죽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도준의 말에 하윤의 마음은 한층 더 식어버렸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체면 따위는 버려 두기로 한 하윤은 도준의 품에 매달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준 씨가 죽으면 저도 안 살래요.”

아예 막 나가기로 한 하윤과 원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도준 때문에 공기는 순간 어색함이 맴돌았다.

심지어 총기를 꺼내 들고 두 사람을 협박하던 경호원들조차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도준은 갑자기 하윤에게 장난치고 싶어져 자기를 끌어안고 있던 하윤의 팔을 풀며 떼어냈다.

“내가 뭐라고 따라 죽는대?”

“도준 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부끄러웠지만 하윤은 후회하게 될까 봐 도준의 목을 팔로 두른 채 발꿈치를 들더니 도준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제 남편이잖아요.”

하윤은 말을 마치자마자 도준의 턱에 입을 맞추더니 도준이 듣지 못했을까 봐 남편이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도준은 호칭에 크게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가끔 하윤을 놀리려고 부끄러운 호칭으로 불러대는 것 외에 하윤이 자기를 어떻게 부르던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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