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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진심을 증명하다 

강한 좌절감과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한데 섞여 권하윤의 등줄기를 부러트리고 모두 뽑아가는 듯했다.

하윤은 온 몸의 힘이 빠진 채로 어디에 기대야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랐다.

……

호텔 자동문을 나서는 순간 눈치도 없이 뜨겁게 비치는 햇빛에 민도준은 더 짜증이 났다.

도준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차를 몰고 달려온 한민혁은 얼른 문을 열었다.

“도준 형…….”

마치 살인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섬뜩한 도준의 얼굴을 보자 민혁은 하려던 말을 삼켰다.

‘아이고, 또 틀어졌나 보네.’

도준이 차에 앉자 하윤은 얼른 운전석으로 돌아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의자에 앉기 바쁘게, 차창문을 두드리는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창 밖에 있는 여인은 달려온 것처럼 머리가 산발이 된 채 다급히 문을 쾅쾅 두드렸다.

“잠깐만요.”

“하윤 씨?”

민혁이 너무 놀라 차에서 내리려 하던 그때, 뒤에 앉아 있던 남자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발해.”

‘엥?’

한쪽은 도준이고, 한쪽은 도준의 한평생을 행복하게 해줄 사람인데, 선택하라는 자체가 민혁에게는 고역이었다.

이에 민혁은 느릿느릿 열쇠를 꺼내 할머니가 바늘에 실을 꿰는 것처럼 천천히 꽂아 넣었다.

다행히 하윤은 민혁을 막아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아챘는지 뒤좌석으로 달려갔다.

“저 할 말 있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다급한 표정과 새하얗게 질린 낯빛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차 안의 도준은 하윤에게 눈빛조차 주지 않고 발로 민혁의 의자를 쾅 찼다.

“빨리 빨리 못해?”

등뒤에서 느껴지는 발길질에 민혁은 현혹된 듯 열쇠를 구멍에 넣고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들리자 하윤의 조급함도 절정에 달했다. 이에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도준 씨랑 같이 갈래요!”

“끼이익!”

액셀을 밟던 민혁은 다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얼굴이 핸들에 쿵 하고 부딪혔다.

이윽고 엎드린 자세 그대로 잠가 버렸던 차 문을 열었다.

겨우 차에 오른 하윤은 곧바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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